"고금리 고통 커진다"...자영업자 빚 최대에 美국채 금리도 급등

2분기 자영업자 대출 1043.2조...역대 최대
美 국채 10년물 4.8%돌파...16년만에 최고 수준
국내 국고채 10년물 4%대로 올라서
  • 등록 2023-10-04 오후 5:48:12

    수정 2023-10-04 오후 5:48:12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자영업자의 대출액과 연체액이 사상 최대치로 치솟는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 역시 급등하면서 고금리에 따른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국내 국고채 10년물 수익률 2021년~9월말 (자료=금투협)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에서 받아 발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현재 자영업자 전체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보다 9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연체액은 7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원 증가했다. 전체 금융기관 대비 연체율 역시 1.15%로 0.15%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기준 자영업자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2014년 3분기 이후 8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소득이 감소한 상황에서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경기둔화로 장사가 되지 않자 불어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금리 10년물 금리는 16년 만에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

美 국채금리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3일(현지시각) 미국 국채 10년물은 장중 한 때 4.810%까지 올랐다. 전날 종가 4.685%에서 0.12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된 것과 관련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20일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유지했지만, 내년말 금리(중간값)를 종전보다(6월) 0.5%포인트 높은 5.1%로 전망했다. 실질GDP를 1.5%로 종전보다 0.4%포인트 높게, 반대로 실업률은 0.4%포인트 낮은 4.1%로 전망을 수정하면서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미국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시장 전망치 880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노동시장이 견조하다는 것으로 연준이 추가 금리를 인상할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7%까지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 결국 국내 채권금리도 비슷하게 따라간다. 채권시장이 개방돼 있는 상황에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채권 금리가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자금 이탈이 일어난다.

국내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대출금리 부담↑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5월 중순부터 위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틀어 지난달 26일에는 4.054%로 마감했다. 지난해 래고랜드 사태 후폭풍으로 10월 중순 4.632%까지 치솟았을 때보다는 낮지만 올해 저점(3.148%)보다 0.906%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신용도가 낮은 은행채 금리도 상승하고 이에 연동하는 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 은행연합회 자료를 기준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는 6~8월 취급분이 5.17~6.03%로 1년 전 3.59~5.09%보다 하단 기준으로 1.58%포인트가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취약 차주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정상 차주의 자발적 대출 상환과 부채 구조 전환(단기 일시상환→장기 분할상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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