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미달 물량…악성미분양 늘어

[거래도 청약도 얼어붙은 주택시장]
서울 청약경쟁률 29.84대1…전년比 5분의1 토막
미분양·악성미분양 증가세…무순위청약도 ‘외면’
“얼어붙은 청약시장…선별 청약 현상 강해질 것”
  • 등록 2022-08-24 오후 5:27:18

    수정 2022-08-24 오후 5:27:18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청약 시장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청약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청약경쟁률은 지난 23일 현재 29.84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64.13대1과 비교하면 5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경기도는 공급 과잉이 나타나면서 8.96대1을 기록, 한자릿수 경쟁률로 내려갔다.

청약열기가 식으면서 미분양도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2만7910가구로 전월보다 535가구 증가했다. 이 중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4456가구로 한 달 사이 893가구 늘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한 ‘악성 미분양’도 전월 6830가구에서 300가구 늘어난 7130가구로 집계됐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5월 37가구에서 6월 215가구로 481% 대폭 늘었다.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전월 537가구보다 46.1% 늘어난 837가구로 조사됐다.

실제로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미달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청약접수 일정이 종료된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A-4블록(공공분양)은 특별공급 1195가구에 122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이 0.1대1 수준으로 미달을 기록했다. 미달 물량은 일반공급으로 전환됐지만 2순위 청약까지 진행된 일반공급에서도 1287가구 모집에 389명이 지원해 미달했다. 해당 단지는 공공택지에 조성돼 주변 시세의 80% 이하로 분양가가 책정되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했지만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공급되는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는 지난 5월 진행한 청약에서 74가구 모든 가구가 계약에 실패하기도 했다.

청약불패로 불렸던 서울에서도 무순위 청약 인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10번이나 무순위청약 공고를 냈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도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15% 할인 분양에 나섰지만 다섯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계약 물량을 모두 털어내지 못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는 네 번째 무순위 청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집값 고점 인식에 금리 인상,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청약 시장 분위기도 얼어붙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입지가 좋은 곳이나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어서 차익 기대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리라 설명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작년과 비교해 청약 경쟁률이 급격하게 낮아졌다”며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때문에 주택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여 연구원은 “서울에서 수요자가 원하던 재건축·재개발 단지 일정이 밀리면서 청약 시장을 견인할 물량이 없었다”며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가 나온 곳은 수요자가 선별 청약에 나서면서 미계약분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북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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