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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미접종자의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미접종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데다, 새로운 방역지침에 따라 혼자 이용이 가능한 식당과 카페에서 조차 입장을 거부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가 방역패스를 다중이용시설에 적용함에 따라 백신 미접종자는 48시간 이내 받은 PCR ‘음성 확인서’ 결과 등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시설 이용이 가능한 상태.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맞고 싶어도 못 맞는 사람에게 방역패스는 가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차 백신을 맞고,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 2차 백신을 맞지 않았다던 우모(37)씨는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방역패스는 일종의 차별이다”라며 “소견서도 나오지 않아 매번 선별진료소에서 몇 시간씩 줄 서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너무 가혹하다”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미접종자 1인도 이용 가능한 식당과 카페마저 입장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개인 카페에서는 “손님 전원이 백신접종을 증명하도록 하는 것을 매장 원칙으로 정했다”며 손님을 돌려보내는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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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암거래에 ‘블랙리스트’ 공유까지…커지는 갈등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역패스를 두고 시민과 자영업자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각종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식당과 카페에서 입장을 거부당한 미접종자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접종자를 거부하는 식당 리스트를 공유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 거부 업장 리스트’라고 표방한 한 SNS 계정에는 ‘혼밥’을 하려다 거부당한 미접종자들이 해당 식당과 카페를 공유하고 있다.
방역패스를 사고파는 암거래도 등장하고 있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익명의 이용자가 ‘접종완료자 네이버 아이디 5만원에 빌려요’라는 글을 올렸다가 미노출 처리되기도 했다. 백신 미접종자가 친구의 아이디를 빌려 다중이용시설에 방문하는 ‘꼼수’를 공유하는 게시글도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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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방역패스를 전면 철폐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자영업자비대위(비대위)는 최근 “고용 여력이 없어 지문이 닳도록 온몸으로 이 시기를 견디어 내는 자영업자들을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며 “방역패스를 철폐하라”고 주장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과 등 시민단체도 “학부모들이 백신접종의 선택권조차 없이 자녀에게 백신접종을 시켜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백신접종의 부작용이 어떠한지, 그 책임은 누가 지는지 등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서울행정법원에 방역패스 대책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