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있어도 맨밥에 상추만 먹여"…정인이 양모 지인의 진술

  • 등록 2021-03-03 오후 2:02:26

    수정 2021-03-03 오후 2:02:2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양모 장모씨가 돌이 지나도록 반찬을 두고도 아이에게 맨밥만 먹였다는 진술이 나왔다.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아동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모씨의 세 번째 공판을 열었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3차 공판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한 시민이 양부모 구속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장씨가 정인이를 방치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장씨 지인 A씨가 증인석에 섰다. A씨는 입양가족 모임을 통해 이들 부부를 알게 된 사이로 2019년 말 모임에서 처음 장씨와 만남을 가졌다고 했다.

A씨는 “정인이 입양 후 장씨와 총 15번 정도 집 밖에서 만났는데 장씨가 정인이를 거의 동반하지 않았다. 거의 첫째 아이만 데려왔고 정인이는 어린이집에 있다고 했다”라며 “어떤 때는 정인이를 집에 두고 왔다고 하길래 어린 아이를 혼자 두는 게 가능한지 물었더니 ‘3시간 이상 잠자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어린 아이를 3시간 동안 집에 혼자 두는 게 상식적으로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씨는 휴대폰으로 (정인이 상황을) 확인하고 남편도 빨리 퇴근해서 괜찮다고 했다”라며 “정인이가 잠들어 차에 두고 왔다고 말한 적도 있는데 그 말을 듣고 걱정돼 제가 주차장으로 가 정인이가 잘 있나 확인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정인이의 식사와 관련해 “정씨는 고기 반찬도 있었는데 간이 돼 있다며 정인이에게 거의 맨밥만 먹였다”라며 “정인이가 다양한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나이라 안타까웠고 그런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정인이가 제 아이가 아니라 더 이상 말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봤을 때는 다른 아이들과 다름이 없었지만 8월 이후 얼굴색이 안좋아졌다”고도 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장씨가 정인이의 기저귀를 갈아줄 때 다리 부위에 멍처럼 보이는 자국을 봤다는 증언도 했다.

그러나 그는 “멍이 있거나 상태가 안 좋다는 정도만 생각했을 뿐 장씨가 정인이를 학대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지 못했느냐”라는 변호인의 물음에 “네”라고 답했다.

정씨는 정인이의 양육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학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는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은 “장씨가 사망 당일 정인이 배를 (손으로) 세게 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정인이 복부를 발로 밟은 적은 없다고 했다”며 “감정 결과를 봐도 장씨가 미필적 고의로나마 정인이를 죽으려 했던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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