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구(앞줄 오른쪽 세번째) 금융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캠프에서 열린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청년 창업인 간담회에서 강연을 마친 후 파비앙 페논(앞줄 오른쪽 두번째) 주한 프랑스대사 및 청년 창업인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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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핀테크 산업은 무엇보다 기존 금융사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디캠프(D camp)에 입주하면서 은행연합회가 여신금융협회로부터 데이터를 받을 수 있도록 직접 발 벗고 나서주셨죠.”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디캠프에서 지난 1년 동안 공간 및 투자, 컨설팅 등의 지원을 받은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도움으로 ‘데이터 접근성 확대’를 꼽았다. 기존 금융데이터에 접근하기 어려운 핀테크 스타트업을 금융사와 적극적으로 연결해 데이터 분야 신사업 가능성을 넓혔다는 설명이다.
31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캠프에서는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출범 6주년 성과보고대회가 열렸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18개 은행연합회 회원 금융사들이 2012년 출범시킨 비영리재단이다. 현재까지 디캠프가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은 총 101곳으로 간접 투자 기업 수는 1063곳, 투자 총액은 2709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지난 6년 동안 협업공간(코워킹 스페이스)을 이용한 숫자는 6만 200여명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의 정보를 올린 스타트업은 약 4000곳이다.
이날 ‘금융분야 빅데이터 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창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 정책을 소개했다. 청년 창업인들을 위한 성장 보금자리를 마련해온 디캠프의 지원에 더해 금융당국은 데이터 허들을 낮춰 창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 불리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미래 유망산업으로 평가받는 금융분야 데이터 산업이 개인정보보호 이슈에 가로막혀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다양한 데이터 활용을 통해 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을 넓히고 핀테크 신규 창업자들이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금융분야가 빅데이터 테스트베드(Test Bed·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로서 데이터기반 혁신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소외계층을 위한 데이터 활용의 사례로 주부나 대학생들의 금융거래를 주목했다. 상환능력과 상관없이 금융거래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제1금융권의 이용이 막히고 고금리 대출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쇼핑 구매 내역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소외자에게 금융서비스 혜택이 확대하고 금리 절벽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캠프에서 열린 ‘금융위,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청년 창업인 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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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최 위원장은 기존 대형금융사들의 데이터 독점을 허물어 금융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등 데이터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활용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신용정보원·보험개발원 등이 보유한 신용정보를 활용해 금융정보 DB 및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서비스를 마련·제공 △기업신용정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CB(신용조회회사)’에 대한 진입규제 완화 △본인 정보의 효율적 관리를 지원하는 ‘본인신용정보 관리업’ 도입 등을 통해 청년층이 선호하는 임금ㆍ만족도ㆍ성장가능성 등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대형금융사들이 많은 정보를 축적하며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하고 또 하나의 진입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며 “치킨 가게 창업자가 젊은이들의 신용카드 사용처 등의 데이터를 파악해 도움을 얻는 등 핀테크 신규 창업자나 소상공인들이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창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