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22일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점포 상당수가 전소된 가운데 화재 탐지·속보 설비가 뒤늦게 작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 22일 오후 11시 8분께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에서 불이 나 점포 227개가 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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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건물 내부에는 스프링클러와 자동 화재탐지·속보기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불이 난 뒤 20여분간 화재 상황을 감지하지 못해 초기 대응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서천특화시장 건물 내부에는 스프링클러, 화재탐지·속보설비, 옥내소화전, 방화셔터 등이 설치됐다. 지난해 2월과 8월 2차례에 걸친 민간 관리업체 점검 결과, 이상은 없었다. 지난 1일에는 국무총리 지시사항으로 소방 당국이 직접 이 건물을 점검했지만 당시에도 방화셔터 수동기동 불량 외 화재탐지·속보설비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화재 발생 초기 스프링클러가 연기와 열을 감지하면 작동과 동시에 탐지·속보 설비로 전달돼 즉각 119종합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되는 방식이다.
당시 소방당국은 자동 화재 속보기로부터 신고를 받은 시점은 오후 11시 8분으로 선착대는 3분 만인 11시 11분경 도착했다. 그러나 불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되면서 화재 초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발생 직후 스프링클러가 곧바로 작동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 추후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소방시설 작동 여부 파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상인들 사이에서는 새롭게 설치된 특화시장 입구 조형물 등으로 펌프차 등 대형 소방 장비 진입이 어려워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상인은 “시장 주차장을 새로 만들면서 진입로가 비좁아졌다”며 “불 나고서 바로 물을 뿌려야 하는데 큰 소방차들이 못 들어오니까 대처가 늦어진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소방차가 진입하고 초기 진압을 하는 과정에서 시장 시설물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다. 화재 직후 소방설비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정밀 감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일부 연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24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화재로 서천특화시장 내 292개 점포 중 수산물동과 식당동, 일반동 내 점포 227개가 모두 소실됐다. 2004년 9월 각종 편의시설을 고루 갖춘 현대식 중형 전통시장으로 개장한 서천특화시장은 연면적 7018㎡ 규모의 2층 건물에 수산물, 농산물, 생활잡화, 특산품 등을 취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