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5개월째 줄어…주담대도 2개월↓
3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7661억원으로 전월대비 4조6845억원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째 감소세다. 줄어든 금액도 1월 3조8858억원, 2조 3조1972억원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이유는 워낙 금리가 높은 상황인데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여서 주담대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잔액도 전월보다 1조5537억원 감소한 511조2320억원으로 2개월 연속 줄었다.
최근 1년여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서민들은 이자 상환 부담에 시달려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2021년 3.01%에서 지난해 4.66%까지 올랐다. 올해 2월 기준(4.95%)으로는 5%에 육박한다.
가계대출과 비교해 기업대출(대기업+중기) 잔액은 714조6749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7513억원 늘어 증가세를 지속했다. 대기업대출 잔액이 112조2861억원, 중소기업 대출 잔액 602조3888억원으로 같은기간 각각 1조2303억원, 2조5210억원 늘었다. 총대출 잔액은 1414조8253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3284억원 줄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871조5370억원으로 전월보다 18조2675억원 감소했다. 2월말에는 기업들의 유동성 증가 영향으로 반짝 증가했지만 2개월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정기예금은 805조3384억원, 정기적금 37조908억원으로 전월대비 각각 10조3622억원, 2312억원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높게 책정하면서 돈이 몰렸으나 이후 대출금리에 비해 더 빠르게 내려가면서 빠져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가계대출 감소세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의 압박 등 여론에 밀려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대출 규제 및 세제 완화 등으로 주택 매매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3.695~5.94%로 최저 3%대다. 주담대 변동금리 역시 연 4.18~6.22%로 최고 연 8%를 넘던 올해초보다 크게 내린 상태다.
15억원 초과 고가주택 주담대 허용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최근 공시지가 하락이 맞물리며 2월 20대 이하와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96%로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기준금리가 하락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최근 대출금리 하락과 부동산 매수 심리가 회복 등을 감안하면 주담대가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