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6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 이같은 사연을 전하며 조언을 구했다.
30대 초반이라는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일을 하다가 만났다고 했다. A씨보다 12살 연상이었던 B씨는 사귀기 전엔 자신을 총각이라고 소개했지만, 막상 사귀기 시작하니 사실 자신이 돌싱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B씨는 아이도 있었지만, 전처가 키운다고 했고 A씨는 그를 좋아하는 마음에 이 모든걸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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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남친은 단 한 순간도 제게 휴대폰을 건네주지 않았고 그 점이 이상하다 생각했다”며 “오늘 헤어지게 되더라도 진실을 알고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몰래 보게 됐는데 그 내용이 참 이상했다”고 전했다.
A씨는 B씨의 이같은 변명을 믿었지만 계속해서 전처의 존재가 신경쓰였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얼마 전, 전처로부터 연락이 왔다. 상간녀 소송을 하겠다고 했다”며 “자신은 이혼한 적이 없다며 저를 가정파괴범으로 몰아세웠다. 정말 제가 불륜녀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A씨는 “남친을 용서할 수 없다. 어떻게 몇 년 동안 사람을 속일 수 있는지. 이건 결혼 사기 아니냐”며 “상간녀 소송엔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남친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방법도 궁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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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만약 몰랐다면 A씨 역시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정조를 유린당한 측면이 있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볼 수 있다”며 “법률상 배우자가 없었음을 알고 있었는지, 법률상 배우자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는지, 이 부분이 A씨의 책임을 지우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상대방이 워낙 철두철미하게 속였고, 문자 메시지 같은 대화 내용에서 추론할 수 있기 때문에 총각을 당연하게 전제로 하면서 A씨에게 대화를 했다든지 관계를 맺었다면 그 증거들을 충분히 재판부에 제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A씨가 말한 ‘결혼 사기’에 대해서는 “혼인빙자간음죄는 위헌 판결을 받아서 현재는 효력이 없다”며 “사기죄가 전제가 되려면 A씨를 속여서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결혼을 할 의사가 없으면서, 돈을 돌려줄 의사 없이 결혼을 전제로 해서 돈을 요구하거나 가져간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단순히 속여서 교제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형법상으로 처벌을 한다기보다는 민사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