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금융사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00년 10대그룹 반열에 올랐던 DB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어 재계 순위 39위를 기록 중이다.
김 회장은 향후 반도체와 IT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기업인 DB하이텍은 1997년 출범 이래 17년간 적자를 거듭했지만 2014년 턴어라운드(전환)에 성공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작년 매출 9359억원과 영업이익 239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올해도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8인치(200mm) 웨이퍼 공정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파운드리시장 호황에 따라 사상 최대 실적 재경신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자·증권업계에서는 올해 DB하이텍의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B아이엔씨 내 IT 사업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DB아이엔씨는 IT와 무역, 브랜드 사업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 사업 중 IT사업의 매출(작년 기준) 비중은 약 70%다. 김 회장은 취임 첫 달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DB아이엔씨 데이터센터를 찾아 사업장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김 회장이 데이터센터를 가장 먼저 방문한 것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IT사업의 중요성의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어 “김 전 회장은 DB그룹 창업자로서 지난 50년간 그룹을 이끌어 왔다”며 “DB아이엔씨에 경영자문과 조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