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에 이사회 의장까지'…책임경영 강화하는 김남호

30일 DB아이엔씨 주주총회서 의결
이사회 의장 겸 사내이사에 선임
반도체·IT사업 확대로 포트폴리오 다변화
  • 등록 2021-03-30 오후 3:55:12

    수정 2021-03-30 오후 9:40:30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는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김남호 회장은 작년 DB그룹 회장직에 이어 올해 DB그룹 지주회사의 이사회 의장직까지 맡았다. 김 회장은 기존 그룹 주축 사업인 금융과 더불어 정보기술(IT)과 반도체 등 제조 사업 확대를 통해 ‘뉴DB’의 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DB그룹 지주회사인 DB아이엔씨(Inc)는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을 이사회 의장과 사내이사(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 회장은 작년 7월 그룹회장에 취임하면서 책임경영 차원에서 제조서비스 분야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DB아이엔씨의 이사회 의장도 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금융사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00년 10대그룹 반열에 올랐던 DB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어 재계 순위 39위를 기록 중이다.

그룹 계열사는 금융·제조서비스 부문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룬 상태다. DB그룹의 계열사는 20개지만 DB손해보험(005830)·DB금융투자(016610) 등 금융계열사가 전체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고 있다.

김 회장은 향후 반도체와 IT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기업인 DB하이텍은 1997년 출범 이래 17년간 적자를 거듭했지만 2014년 턴어라운드(전환)에 성공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작년 매출 9359억원과 영업이익 239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올해도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8인치(200mm) 웨이퍼 공정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파운드리시장 호황에 따라 사상 최대 실적 재경신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자·증권업계에서는 올해 DB하이텍의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B아이엔씨 내 IT 사업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DB아이엔씨는 IT와 무역, 브랜드 사업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 사업 중 IT사업의 매출(작년 기준) 비중은 약 70%다. 김 회장은 취임 첫 달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DB아이엔씨 데이터센터를 찾아 사업장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김 회장이 데이터센터를 가장 먼저 방문한 것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IT사업의 중요성의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김준기 전 회장도 DB아이엔씨의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됐다. DB그룹 관계자는 “특정회사인 DB아이엔씨 임원 선임일 뿐”이라며 “일각에서 제시한 그룹 경영복귀설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DB그룹 창업자로서 지난 50년간 그룹을 이끌어 왔다”며 “DB아이엔씨에 경영자문과 조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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