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시작된 첫날인 22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자 자신이 단일 후보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 시키는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추궁하고 있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쳤다.
|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시작된 첫날인 22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자 자신이 단일 후보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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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가 조직 선거의 양상을 띠게 될 것이기 때문에 당 조직력을 갖춘 자신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이미 절대다수를 점한 국회와 서울시의회, 당 조직에 총동원령을 내렸다”면서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필요한 탄탄한 조직과 자금, 넓은 지지 기반까지 갖춘 후보가 제1야당 국민의힘 후보 오세훈이다. 실체가 불분명한 야권 연대, 정권교체를 외치는 신기루와 같은 후보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끝까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중도층 확장성을 지닌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야권 지지층을 20~30대, 중도층, 무당층까지 확장시켜 대선에서도 야당 후보를 찍게 해서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오 후보 아내의 내곡동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내곡동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새로운 사실이 더 밝혀지고 당시 일을 증언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야권 후보가 사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제를 부탁드린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예정됐던 만남을 현재 여론조사가 진행되고있는 상황을 감안해 단일화 후보 확정 이후로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이날부터 시작된 시민 여론조사에 대해 두 후보의 유불리를 쉽게 따지기 힘들다고 했다. 먼저 100% 무선으로 진행되는 방식의 경우 안 후보가 조금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유선은 높은 연령층이 주로 사용하는 반면, 무선(휴대폰)을 주로 쓰는 젊은 층과 중도층은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주말이 아닌 평일 조사의 경우 오 후보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주말의 경우 고령층도 전화를 잘 받지 않지만, 국민의힘에 적대적인 시각을 가진 40·50대 또한 가족 모임 등으로 전화를 더 안 받을 수 있다. 결국 평일에 할 수록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변수인 ‘역선택’(민주당 지지층이 자신들 후보와 대결시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를 선택) 적용시에는 두 후보의 유불리를 더욱 구분하기 힘들다는 게 박 평론가의 해석이다. 그는 “당초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조직력이 있는 오 후 대신 안 후보를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봤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에는 안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중도 지지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역선택을 받는 경우는 두 후보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양측은 이날(22일)과 23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표본수집 완료 시점에 따라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 단일후보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