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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의혹 수사를 마무리짓고 본류인 분식회계 의혹 규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인 정현호(59) 사업지원TF 사장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정 사장은 전날 오전 8시5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검찰 조사와 신문조서 열람 등을 마치고 이날 오전 2시30분쯤 청사에서 나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7시간 넘게 진행된 조사에서 그가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에피스 증거인멸 작업에 관여한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정 사장은 그러나 검찰 추궁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혐의를 부인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수사 측면에서 사실상 부인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내 “이날 (승지원) 회의는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진행해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수사는 인멸의 대상이 되는 범죄가 기본적으로 설명되지 않으면 진행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의 내부문건 등을 삭제 및 은폐토록 지시한 혐의로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한 삼성전자 재경팀의 이모 부사장에 대해선 구속기간을 연장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세 부사장의 윗선으로 정 사장을 지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