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더블스타 회장 “볼보처럼 금호타이어도 독립경영”(종합)

‘지리-볼보’식 모델 벤치마킹…“‘먹튀’ 있을 수 없는 일”
방한기간 노조 만남 주목..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최대 분수령
  • 등록 2018-03-22 오후 4:48:22

    수정 2018-03-22 오후 4:48:22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연 방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금호타이어(073240)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이 한국법인의 독립경영을 약속하면서, 금호타이어 노사가 체결한 합의를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차이융썬 회장은 22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은 본점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인수 목적은 소유해 기술을 가져가려는 게 아니라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려는 것”이라며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차를 인수한 사례처럼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금 회수 15년 걸려”…‘먹튀’ 논란 해명

그는 “인수가 성사된다면 금호타이어 본사는 한국에 둘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를 발전시켜 한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더블스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차이 회장이 말한 독립경영은 본사를 한국에 두고 한국 경영진이 한국 회사법에 따라 경영계획을 결정하고서 주주의 허가를 받는 방식을 뜻한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이와 관련해 “국내 경영진을 한국인으로 구성하고, 더블스타는 대주주로서 주주권을 행사하고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채권단도 2대 주주로서 경영의 불합리한 요소를 견제하는 방안을 더블스타와의 계약서에 넣어 견제와 균형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수석부행장은 또 “배당을 통해 더블스타가 투자할 6500억원을 회수하려면 적어도 15년에서 그 이상 걸릴 것”이라며 이른바 ‘먹튀’ 논란을 잠재우려 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6463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유상증자가 실현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45%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게 된다. 유상증자 참여와는 별도로 시설자금 용도 2000억원도 투입할 계획이다.

차이 회장은 3년간 고용을 유지하기로 한 인수 조건에 대해서는 “이는 국제관례와 산업은행과의 협의에 따라 정한 것”이라며 “3년 뒤에 금호타이어를 옮기는 것(철수)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노조 합의 적극 구애 “사랑하면 결국 함께”

차이 회장은 노조의 지지 아래 매각 절차가 성사되길 바란다면서 노조와의 조속한 만남도 희망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노조는 회사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중요한 구성원이며,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에도 노조는 회사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방한에서 노조와 만날 의향에 대해 “산은을 통해 노조에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연결이 된다면 빨리 소통할 것”이라며 “인내심과 희망을 가지고 노조와의 협력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노조와 합의가 안 되면 인수를 포기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사랑하게 되면 마지막에 함께 하게 될 것”이라며 노조의 동의를 기대했다. 그는 이날 ‘사랑하는 사람이면 결국 함께 한다’는 말을 수차례 거듭 반복하며 노조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이대현 산은 부행장은 “차이 회장과 노조와의 면담을 위해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다”며 “노조와 먼저 소통하는 게 맞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은 면담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회장의 방한 기간 중 노조와의 만남은 금호타이어 사태 해결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해외매각 철회’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노조는 이날 더블스타에 고용보장과 관련한 서류 등을 요청하면서 면담을 지연, 이른바 ‘노조 패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더블스타는 지난 21일 오후 노조 측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노조는 ‘10년 경경계획 및 고용보장’을 서면으로 요청하면서 면담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 회장의 면담 요청이 있었지만, 요청한 자료를 확인하고 면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요청은 자료는 △더블스타의 경영 관련 지표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관련 지표 △금호타이어 홍콩법인(중국공장) 정상화 계획 및 그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자료 △국내법인 향후 10년간 경영계획 및 고용보장 관련 △금호타이어 국내법인 설비투자 관련 등이다.

한편 이번 금호타이어 사태는 오는 30일까지 더블스타의 투자유치가 무산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채권단이 벌인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 가치는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국내 공장은 청산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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