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성큼…성장성 향유하는 전지株, 반전 기대 부품株

세계 각국 친환경차 열풍…2차전지 소재·장비업체 급등
현대차 변화…현대모비스·한온시스템 등 부품주도 관심
  • 등록 2017-08-21 오후 4:31:10

    수정 2017-08-21 오후 4:31:1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전기차 시대 개화(開花)를 맞아 2차전지 등 관련 소재·장비업체 주가 상승세가 심상찮다. 중국과 미국뿐 아니라 유럽까지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는 양상이다. 주요 고객사 부진에 맥을 못 추던 자동차 부품업체 또한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대응을 모색하는 중이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약 1주일간 주요 전기차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소재업체 중에서는 엘앤에프(066970)코스모신소재(005070)가 23%, 22% 가량 오른 것을 비롯해 포스코켐텍(003670) 에코프로(086520) 등도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장비주인 엔에스(217820) 디에이테크놀로지(196490) 씨아이에스(222080)도 같은 기간 10% 이상 올랐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으면서 이들 주식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는 지난 12일 모델3 양산을 위해 18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여기에 GM 볼트 등 내연기관 수준으로 주행거리가 향상된 2세대 전기차의 출시로 머지않아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내연기관이 들어가지 않고 전기로 움직이는 특성상 배터리는 전기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로 꼽힌다. 전기차 수혜 종목으로 대부분 2차전지 관련주가 꼽히는 이유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2020년 전후로 순수 내연기관차 판매가 줄고 하이브리드자동차(HEV) 등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HEV·순수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글로벌 판매규모는 약 283만대로 전년대비 26.8%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들 차량 판매비중은 2020년 12.6%, 2030년 6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추세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내년부터 신에너지차(NEV) 의무판매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최근 영국과 프랑스가 204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 여파가 받던 기존 자동차 부품주 또한 전기차 시대 대응에 나서면서 반전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2세대 수소전기차와 1회 충전 이동거리 390km의 전기차 코나 출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친환경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발단이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출시 목표를 28종에서 31종으로 늘렸고 2021년 제네시스 브랜드 고급 전기차 계획도 알렸다. 현대차가 주 고객사인 공조업체 한온시스템(018880)은 친환경차 시장에서 E-압축기(E-compressor) 등 핵심부품 공급 증가가 주목 받으면서 지난주 주가가 10% 이상 올랐다. 현대모비스(012330)세종공업(033530) 등 수혜가 기대되는 다른 업체들도 현대차 발표 이후 주가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논란으로 한때 전기차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였던 적이 있지만 전기차 업종에 대한 투자는 중장기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리 기후협약 등을 감안하면 자동차 배기 가스 감축 목표는 2020~2025년 목표가 끝이 아니라 추가 연비 개선과 배기가스 감축 목표를 부과할 것”이라며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은 단기에 그치지 않는 초장기 투자 테마”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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