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에어프레미아 재무체력 심각한데...유증 두고 대주주 갈등 심화

AP홀딩스 반대로 계속된 유상증자 실패
내년 경영권 분쟁 앞두고 복잡해진 셈법
경영권 방어하려면 최대 1100억원 이상 필요
재무체력 바닥난 에어프레미아, 유동성 절실
  • 등록 2024-11-04 오후 6:02:33

    수정 2024-11-04 오후 6:02:33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의 유상증자를 두고 최대주주 AP홀딩스와 2대주주 JC파트너스 간 의견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앞서 두 번의 유상증자 시도가 AP홀딩스의 반대로 무산된 가운데 자본확충이 절실한 에어프레미아의 재무상황만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에어프레미아)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AP홀딩스의 반대로 인해 전날 돌연 철회됐다. 에어프레미아의 유상증자 추진은 이번이 두 번째로 앞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이 또한 이사회에서 취소시켜 성사가 어려워진 바 있다.

경영권 분쟁 대비 ‘실탄’ 준비 차원?

업계에서는 AP홀딩스의 유상증자 반대 이유가 예고된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JC파트너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22%의 절반을 471억원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도 내년 6월 이후 살 수 있는 콜옵션까지 확보하면서 사실상 2대주주에 올라섰다. 여기에 AP홀딩스의 지분(46%)을 묶어 매입할 수 있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권한까지 포함되면서, 이전부터 항공업 진출에 의지가 강했던 대명소노그룹이 1대주주 자리를 꿰차려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대명소노그룹이 내년 드래그얼롱을 행사해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AP홀딩스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라면, AP홀딩스 입장에서도 이에 대비한 실탄을 준비해야 한다. AP홀딩스가 JC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서는 최소 1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앞서 500억원의 유상증자가 결정되면 최대주주 AP홀딩스는 지분율에 따라 약 230억원을 출자해야 하기에 자금력 전쟁을 앞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에어프레미아의 재무상태가 개선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에어프레미아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져 최대주주 입장에선 경영권을 방어하기 비교적 수월할 것이란 해석이다.

3년째 자본잠식…유동성 확보 필요한데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재무 체력이 극도로 약해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매우 높다. 지난해 연결기준 에어프레미아의 부채비율은 2256%로, 전년(686%)에 비해 악화했으며, 부채비율과 함께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인 차입금의존도도 71.3%에 달한다.

지난 2021년부터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도 위기감을 높인다. 에어프레미아의 지난해 자본잠식률은 82.1%로, △2021년(75.4%) △2022년(66.9%)을 기록하며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분 자본잠식이란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모두 바닥나고, 결국 납입자본금까지 사용하기 시작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간 갈등을 떠나 에어프레미아에 유상증자가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인다”며 “회사의 자본잠식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빠르게 합의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에어프레미아는 이사회를 개최했지만 유상증자 관련 내용은 안건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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