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발 물류난 장기화되나..해상운임 폭등에 해운업계 기대감↑

SCFI지수 1896.95..4개월만에 2배 상승
예맨 후티 반군 공격에 수에즈 운하 운항 중지
사태 장기화 우려..해상운임 강세 이어질 듯
연료비 부담↑..실적 개선 효과 제한적 전망도
  • 등록 2024-01-10 오후 5:08:01

    수정 2024-01-10 오후 7:24:52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예맨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 컨테이너선의 수에즈 운하 통행이 제한되면서 해상 운임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최근 물동량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CFI, 1년3개월만에 1800선 돌파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전주대비 137포인트 오른 1896.95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886.85까지 떨어졌던 SCFI 지수가 4개월 만에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SCFI지수가 1800선을 넘은 건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SCFI가 급등한 건 지난해 말부터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다수의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운항을 중지하면서다.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거리 항로로,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가 지나는 곳이다. 해운사들은 홍해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이용하면서 기존 노선 대비 6500km가 늘어났으며 운항 일수는 15일(왕복 기준) 이상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 유럽과 지중해 노선에 임시선박 4척을 투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유럽 노선에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지중해 노선에는 4000~6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별도의 여유 선박이 없는 상황에서 임시 선박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다른 노선의 선박을 재배치하는 등 운영상 어려움이 발생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 임시 선박 투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상운임 강세 지속…일시적 관측도

시장에선 후티 반군의 수에즈 운하 공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상 운임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다국적 연합군 결성 이후 수에즈 운하 사태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또다시 교전이 발생했고 글로벌 최대 해운사 머스크는 홍해 운항을 무기한 정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다국적 함대를 꾸려 진압에 나섰지만 후티 반군의 공격이 완전히 멈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안전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운행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한 예멘인이 홍해 연안에서 보트에 앉아 예멘 후티 반군이 나포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를 촬영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선박을 납치하겠다고 협박한 직후 이스라엘 해운 재벌이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영국 기업 소유의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다.(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우회를 본격적으로 결정한 지난 12월 셋째주 이후 수에즈 운하 통행량은 3주 연속 감소세다. 1월 첫째주 수에즈 운하 컨테이너 주간 통행량은 23만5000TEU로 한달 전(138만TEU) 대비 17% 수준에 불과하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운항 재개를 결정한다 해도 순간적인 병목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추가적인 컨테이너 운임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운임 하락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던 해운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 SCFI지수가 5000선을 넘어서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HMM의 경우 지난해 평균 SCFI 지수가 1006으로 떨어지면서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5627억원으로 전년 실적의 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적인 요인일 뿐 수익성 개선에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통상 상반기 중 장기운송 계약 운임 협상을 진행하지만 수에즈 운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부분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특히 운송거리가 늘면서 그에 따른 연료비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무조건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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