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1993년 엔비디아를 창업한 후 30년 동안 이 말로 긴박감과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달려왔다. 그 결과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황 CEO는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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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엔비디아 지분의 약 3.5%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시총이 1조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분 가치도 약 350억달러(46조3050억원)에 이른다.
게임광에서 GPU의 아버지로
황 CEO는 종종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비교된다. 로이터 통신은 “잡스만큼 자신의 회사를 상징하는 CEO는 드물다”면서 “젠슨 황이 이를 이어갈 대표적 인물”이라고 했다. 잡스가 검정 터틀넥에 청바지, 스니커즈를 고집했다면, 황 CEO의 트레이드마크는 검은 가죽 재킷이다. 한여름에도 프리젠테이션에서 늘 가죽 재킷을 입고 나온다. 그는 늘 “가죽 재킷은 나의 상징”이라고 말해 왔다.
기술 변화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능력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초 개인용컴퓨터(PC)가 등장했지만, 주로 딱딱한 사무용 기계로만 활용됐다. 게임광이었던 그는 PC가 언젠가 게임, 동영상 등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회사가 바로 세계 최초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다.
잡스가 차고에서 매킨토시를 만들었다면 황 CEO는 서른 살 때인 1993년 고작 침대 2개만 있는 아파트에서 GPU 개발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PC의 핵심은 중앙처리장치(CPU)였다. 인텔은 CPU기술을 독점하며 X86칩을 매년 출시하며 승승장구했다. 황 CEO도 사실 CPU개발 욕심이 있었지만, 블루오션인 GPU시장에 ‘올인’했다. 물론 험난한 시작이었다. 2D, 3D, 음성 등 모든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단 한 장의 그래픽카드로 처리할 수 있는 칩인 ‘NV1’을 개발했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갔다. 가격은 비쌌고, 다른 기기와 호환도 잘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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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은 GPU가 게임용에 머물지 않고 미래 메타버스,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관련 칩을 연이어 출시하는 베팅에 나섰다.
GPU는 이제 AI시대의 총아로 떠올랐다. AI의 핵심 기술은 초거대 데이터를 통한 딥러닝이다. 딥러닝은 사람의 신경망을 모방한 수많은 인공 신경망을 컴퓨터 내부에 생성해 이를 바탕으로 기계에 학습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단순연산이 수없이 반복돼야 하는데 GPU가 CPU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AI를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선 엔비디아의 칩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데크들이 데이터센터 성능을 키우기 위해 엔비디아의 칩을 대거 매입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젠슨 황은 이젠 GPU를 넘어 애초 욕심을 냈던 CPU 시장도 넘보고 있다. 최근 영국 브리스톨 대학과 협력해 인텔과 AMD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칩을 사용해 슈퍼컴퓨터 이삼바드3(Isambard 3)를 구축했다. 인텔과 AMD가 수십년간 양분했던 CPU시장에 무서운 파괴자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에서 30일(현지시간) 인텔과 AMD의 시가총액은 각각 1251억달러, 2017억달러이지만,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까지 치솟은 이유다. 젠슨 황은 “AI를 활용하지 않는 회사는 도태될 것”이라면서도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컴퓨팅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