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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7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우파 신민주당(신민당)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를 이기고 5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BBC와 CNN 등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가 이끄는 신민당은 이날 총 40%를 득표율을 기록해 28.5%의 표를 얻은 시리자를 누르고 승리했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선거에서 승리한 뒤 “구제금융 이후의 고통스러운 긴축 악순환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 자신이 총리에 오르게 되면 “(그리스는) 다시 고개를 들어 자부심을 갖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선거로 신민당은 전체 300개 의석 중 158석을 확보하게 됐다. 과반 이상을 확보한 만큼 다른 정당과의 연합 없이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반면 현재 144석의 의석을 가진 집권당 시리자는 86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제2당으로 전락하게 됐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해 8월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를 끝냈다. 그러나 오랜 긴축정책에 피로감을 느낀 그리스 국민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 2015년 1월 긴축을 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그는 취임 후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역대 세 번째 구제금융 지원을 받았다.
대신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약속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연금 삭감, 공무원 상여금 및 보조금 삭감, 의료 복지 예산 절감, 국영기업 민영화, 소득세 인상 등 긴축재정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구제금융 체제에서 벗어났지만 공약은 지키지 못했다.
유로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실업률(18%)도 체감 경기를 냉각시키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 집권 기간 동안 그리스 경제 규모는 25% 쪼그라들었고 실업률은 25%대로 치솟았다. 특히 25세이하 청년 실업률이 40%까지 폭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초타키스 대표는 외국인 투자 유치, 세금인하, 공기업 민영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친(親)기업적 공약을 내세웠다. 경기를 띄우겠다는 공약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총리직에 오르면 국제채권단과 긴축 관련 재협상을 실시, 재정지출을 늘리겠다”고 공언하는가 하면 “공공 부문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연금 및 복지혜택 삭감도 더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