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믿는다"…시신 곁에서 1년 넘게 기다린 인도네시아 가족

  • 등록 2018-02-01 오후 3:52:24

    수정 2018-02-01 오후 3:52:24

1일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최근 서부 자바주 치마히 지역 주민인 느넹 하티자(77)의 집에서 백골화된 시신 두 구를 찾아냈다.
[이데일리 e뉴스 임수빈 인턴기자] 남편과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1년 넘게 시신과 함께 생활한 인도네시아인 가족의 사연이 알려졌다.

1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최근 서부 자바주 치마히 지역 주민인 느넹 하티자(77)의 집에서 백골화된 시신 두 구를 찾아냈다.

천에 덮인 채 침실에 놓여 있던 시신 주변에는 냄새를 가리기 위한 커피 가루가 뿌려져 있었으며, 수 십 개에 달하는 빈 향수병이 발견됐다고 알려졌다.

시신은 느넹의 남편 하눙 소바나(사망 당시 85세)와 딸 흐라 스리헤라와티(당시 50세)로 확인됐다.

주민 건강조사차 방문한 보건소 직원들에 의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느넹과 두 자녀는 이 두 사람이 각각 2017년 초와 2016년 말 병에 걸려 잇따라 사망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죽은 가족이 언젠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에 시신을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네시아 현지 경찰 당국자는 “느넹은 두 사람이 숨졌을 때 시신을 잘 보살피면 되살아날 것이라는 (신의) 속삭임을 들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고령인데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컸다는 점을 고려해 느넹을 입건하진 않았다. 다만 하눙과 흐라가 실제로 질병 때문에 숨졌는지를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방침이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약 90%가 이슬람을 믿지만 토속신앙에서 비롯된 미신이 여전히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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