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장 추천으로 후보군 이름 올려
이사회는 각자 추천한 후보군 7명에 대해 본인 의사를 확인한 결과 일부는 고사했고 일부는 여론 때문에 제외되면서 결국 김 전 부회장이 낙점됐다.
사실 이번 인선 결과는 의외였다. 차기 회장 후보로 홍재형 전 부총리를 비롯해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물론 김태영 전 부회장과 이장호 전 BS금융회장 등의 이름도 나오긴 했지만 무게감은 크지 않았다. 김 전 부회장 스스로도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관출신 부정적 기류에 막히고 벌금형에 발목
홍 전 부총리의 벌금형이 걸림돌로 부각되자 2010년 벌어진 ‘신한사태’로 2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신상훈 전 사장도 자연스럽게 최종 후보에서 멀어졌다. 신 전 사장은 신한사태 때 신한은행이 고소한 항목 중 배임 혐의와 금융지주회사법 위반혐의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경영자문료 관리 소홀 등의 책임으로 벌금 2000만원형을 받았다.
김창록 전 총재나 윤용로 전 행장 등은 관 출신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 때문에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덕 전 행장은 회장직을 고사했다.
때문에 의외로 쉽게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29일쯤 또 한차례 이사회를 개최하고 바로 사원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별다른 경쟁자가 없어 김태영 전 부회장을 단독 후보로 선출했다는 것이다.
이번 인선에 참여한 한 인사는 “관 출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가운데 홍재형 전 부총리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것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후보군이 좁혀졌다”며 “오히려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가 용이했다”고 말했다.
앙금 아직인데…신상훈 전 사장 추천한 신한은행장
한편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신 전 사장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전해져 뜻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 행장은 신 전 사장을 회장 후보로 추천했을 뿐 아니라 전일 이사회에서도 차기 회장으로서 손색없다는 내용의 지지발언을 한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사태’에 대해 대법원이 신 전 사장에 대해 사실상 무죄 판결을 내린 이후 신한금융지주가 그동안 묶어뒀던 스톡옵션 행사를 풀어주는 등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지만 신 전 사장은 여전히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해 앙금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위 행장은 신한사태 때 신한금융지주 홍보담당 임원으로서 신 전 사장과 맞섰던 라응찬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계에선 신 전 사장이 은행연합회장에 오르면 의장사인 신한은행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신 전 사장을 반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으로는 신 전 사장이 은행연합회장이 돼야 오히려 신한과의 앙금을 풀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에 위 행장이 지지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전 부회장은 오는 29일 은행연합회 사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미 은행연합회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차기 회장 취임 준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