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열린 임기 마지막 해 신년 국정연설에서 그동안의 성과와 미국 미래에 대해 장장 한 시간에 걸쳐 자신의 생각을 풀어놨다. 그는 외교안보에 대해 IS 격퇴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이란 핵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성과를 늘어놨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2013년 국정연설 때 “북한의 도발 행위는 북한을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 마지막이다. 북한은 당시 오바마 국정연설 바로 전날에 3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이 1주일 전에 4차 핵실험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의도적인 것이란 분석이 높다. IS 격퇴는 국제사회의 일관된 협동전략이 필요한 사항이지만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미 제재를 논의 중인 만큼 굳이 북한 도발을 부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도 스스로 실패를 자인할 수밖에 없으니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차라리 문책을 피할 방법이라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설이 임기 마지막 신년 연설인 데다 대선 시즌에 접어드는 만큼 부정적인 면보다는 성공한 전략만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다는 평가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문제라면 미국 안보부분에서 얘기할 수 있었겠지만 주로 본인의 정책이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다는 내용을 강조해 민주당 대권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였다”며 “대북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까지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은 있었다. 오마바 대통령은 “우리 군대는 세계 역사상 최강의 전투부대”라며 “파멸의 길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국가도 감히 미국이나 우리 동맹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