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지난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역대급으로 올랐다고 정부에서 발표했지만 민간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는 정반대의 통계가 나와 논란이 된 가운데 결국 한달이 지나 정부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발표했다. 시장 분위기가 정부 통계에 반영되는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계속해서 현재 방식을 고수할 방침이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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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17% 상승해 지난 8월(0.24%)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도 8월 0.83% 올라 56개월 만에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에는 0.54% 상승에 그쳐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수도권 상승 폭도 0.39%로 2021년 11월(0.76%) 이후 최대폭 상승을 보였던 앞선 8월(0.53%)보다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수도권 교통여건 양호 및 학군 선호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 중이나, 매수문의 및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라며 “매매는 서울·수도권은 대출규제와 그동안 가격급등에 대한 부담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지방은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하는 등 전체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전달만 해도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해 전월 대비 1.27% 뛰어 지난 2018년 9월 이후 7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에 대해 전월 대비 1.9% 하락했다고 발표해 대조를 이뤘다. 공인중개사협회의 통계는 개업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계약 때 한방 계약시스템에 올리는 수치를 활용하기 때문에 거래 정보가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반영돼 실거래가 정보를 기존 주택가격 통계보다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9월 주택가격동향 조사에서 결국 상승세가 줄어든 것에 비춰 볼 때 결국 정부 통계가 집값을 뒤늦게 반영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은 표본주택의 가격을 주기적으로 조사해 라스파이레스 방식으로 지수를 작성한다. 라스파이레스 방식은 기준이 되는 기간에 수량을 가중치로 고정한 뒤 가격과 비교시점 가격을 대비하는 방식이다. 조사된 가격은 실거래가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반면 공인중개사협회의 통계는 표본조사 방식이 아닌 실거래가격을 이용했기 때문에 서울 중심부인지, 신축인지 여부가 반영이 안되는 한계가 있다.
국토부에서는 현재 시점의 실거래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한 달 늦은 통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민간통계를 반영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정부는 기존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에서 조사를 할 때 9월 말 기준으로 조사를 하는 표본이 있다”라며 “그 표본을 가지고 실제 거래된 가격과 유사 가격을 보고 집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달 늦은 통계가 아니다. 해당 시점의 실거래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계속 같은 방식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