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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업체 블로코의 김종환 대표는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블록체인 분야에도 매니지드서비스프로바이더(MSP)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MSP는 클라우드 산업이 발전하면서 생겨난 업종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늘어나고, 기업들은 각각 기능과 가격을 비교하면서 필요에 따라 여러 클라우드를 섞어서 사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런 일을 대신해줘, 기업들이 최적의 비용으로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장애가 발생하지 않게 모니터링까지 해주는 일을 MSP가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베스핀글로벌, 메가존이 대표주자다.
클라우드와 동일한 이유로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MSP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기업은 다양한 블록체인을 섞어 쓰면서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고, 동시에 비용을 최적화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예컨대 멤버십 NFT를 인스타그램에 게시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고 싶다면, 인스타그램과 연동이 되는 이더리움을 써야 하지만 이더리움은 거래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더리움과 토큰 스왑(전환)이 가능한 아르고를 기본 플랫폼으로 쓰고 인스타그램에 게시할 때만 이더리움 토큰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 대표는 “NFT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블록체인마다 기술이 어떻게 다르고 수수료는 얼마인지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기업들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클릭 몇 번으로 NFT·포인트 토큰 발행”…블록체인 1호 상장사 목표
블로코는 기업이 클릭 몇 번으로 NFT 멤버십이나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를 발행할 수 있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자회사 블로코XYZ가 운영하는 NFT 발행 서비스 CCCV는 2021년 서비스를 본격화한 이후 다양한 활용 사례를 만들었다. 최근 롯데그룹 계열 광고회사 대홍기획은 블로코 CCCV를 활용해 NFT 기반 상품권 서비스 시작했다. 대홍기획은 지난 7월 전략적투자자로 블로코에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블로코는 내년 3분기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모의 기술성평가에서 A등급을 받고, 이달 초 신한금융투자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중 가장 진도가 빠르다. 1호 블록체인 상장 기업이 되는 게 회사의 목표다.
모의기평에서 재무안정성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대비도 다차원적으로 마련했다. 김 대표는 “대홍기획이 전략적투자자로 들어오면서 롯데그룹 협업할 부분이 늘어났고 고정적인 매출을 만들 수 있는 파이프라인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전체 30억 매출 중 용역매출이 40%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데 SaaS 사업을 키워 매출원도 다양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 역시 SaaS 플랫폼 확보에 쓸 계획이다. 직접 SaaS 서비스 개발하는 것은 물론, 외부 SaaS 업체를 액셀러레이팅(육성)하거나 인수합병(M&A)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SaaS는 수익률이 높고 한 번 사용하면 계속 쓰게 되는 특성이 있다”며 “SaaS 사업을 키워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웹3가 온다] ‘내 데이터로 왜 플랫폼만 돈을 벌까’ 한 번쯤 이런 생각해보셨나요? 이런 플랫폼 중심의 인터넷에 대한 반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용자 개개인에 권한이 분산되는 인터넷 환경 ‘웹3’를 만들자는 움직임입니다. 웹3는 아직 흐릿한 형체만 있습니다.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죠. 그래서 더 궁금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어떻게 웹3를 구현할지, 어떤 서비스들이 나올지 말이죠. 이런 궁금증을 풀어 줄 전문가 인터뷰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