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는 20일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1번 후보 등 28명의 비례대표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미래한국당의 중앙당 등록 수리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절차를 끝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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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미래한국당은 개정 선거법의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에 불과하다”며 “미래한국당이 정당으로 등록돼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정의당은 개정 선거법에 따라 배분 받으리라 예상하던 국회의원 의석을 10석 이상 상실하고, 일부는 같은 득표율을 얻고도 낙선하게 되는 직접적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 주장에 대한 판단에 앞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집행정지를 신청할 자격 자체가 없다고 봤다.
이와 함께 설령 이들에게 신청인 자격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미래한국당에 대한 중앙당 등록 수리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내릴 요건 역시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헌법 제8조 제4항 등에 비춰 어떠한 정당이 정당으로서 성립했는지는 그 정당의 정치적 목표와 방향 등 실질적인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되고, 형식적 요건의 구비 여부로만 판단해야 한다는게 원칙”이라며 “정당법 제15조는 ‘시·도당이나 중앙당의 등록 신청을 받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는 형식적 요건을 구비하는 한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한국당의 창당동기나 경위 등 실질적인 내용을 심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당법 제15조에 반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당설립허가제가 아닌 정당등록제를 채택해 복수정당제와 정당설립의 자유를 인정한 헌법 제8조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