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대표, ‘가짜 유족’ 주장 게시물에 첫 고소…"멈춰달라"

허위사실 유포자들 명예훼손·모욕죄로 형사 고소
경찰, 유족 모욕 글·영상 70건 내사
  • 등록 2025-01-03 오후 7:35:17

    수정 2025-01-03 오후 7:35:17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족대표단 대표가 자신을 ‘가짜 유족’ 등으로 지칭하며 비난한 이들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2일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광주지방변호사회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 10인은 3일 “희생자와 유족을 악의적으로 비난·모욕하고, 명예 훼손한 이들에 대해 오늘 첫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첫 형사 고소를 제기한 박 대표는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남동생을 잃어 유족 대표로 활동 중이다. 앞서 온라인상에서는 박 대표를 두고 ‘가짜 유족’, ‘민주당 권리당원’ 등으로 지칭하며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이 확산했다.

박 대표와 변호사들은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모욕과 비하를 멈춰달라”며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어 이제서야 대응하게 됐다”며 “다음 주부터 다른 유족들의 사례와 희생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의 유족을 비난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며 “슬픔과 애통함에 괴로워하는 유족을 두 번 죽이는 피고소인들의 인면수심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고소는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악의적인 사람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종을 울리기 위한 조치“라며 ”인터넷에서 허위 사실이 유포되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팩트 체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경찰은 앞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악성 온라인 게시글이 확산하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악성 게시글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참사 희생자와 유족 관련 게재된 모욕성 게시글 및 악성 유튜브 영상 총 70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중 6건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 3건에 대해서는 영장이 집행됐고, 나머지 3건은 현재 법원의 영장 발부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희생자나 유가족을 비하하는 게시글에 대해 유족들이 현장에서 즉시 신고가 가능하도록 ‘현장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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