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튀르키예의 리라화 가치가 연일 곤두박질 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리라화 환율은 이날 7% 급등하며 23리라를 웃돌고 있다. 리라화 환율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달 29일 달러당 20리라를 넘어선 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리라화 가치 하락은 재선에 성공한 제레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비정통 경제정책을 버리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하면서 외환 시장 개입을 중단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 고물가 속에서도 성장률을 제고한다는 이유로 저금리를 유지하는 정책을 폈다. 중앙은행 총재도 여러번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내각 인선에서는 경제·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재무부 장관 자리에 메흐메트 심셰크 전 부총리가 5년 만에 복귀하면서 정통 경제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 총재로는 하피즈 가예 에르칸 전 골드만삭스 이사가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리라화의 점진적인 평가절하가 지속되고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감소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튀르키예는 적정 리라화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수백억달러의 준비금을 사용하면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한 분석가는 로이터에 “당분간 리라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면서 중앙은행이 더는 개입할 필요가 없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당분간 리라화가 달러 대비 25~28리라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