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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10일(현지시간) 아워월드데이터를 인용, 지난 8일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백신 접종률이 11.6%에 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 41.6%, 북미 38.8%에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주요 도시에서 전염성이 높은 델타변이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백신 접종률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우선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가 확산하면서 각국 국민들이 접종을 망설이고 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투약할 수 있는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접종률이 낮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백신의 유통·보관 기한이 한정돼 있는 만큼 각국 정부는 이미 확보한 백신을 서둘러 접종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정부 뿐이 아니다. 각국 기업들도 팔을 걷어 백신 접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국민들이 백신을 맞아야 경제가 되살아나고 경영도 정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기업들은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아파트, 금, 공짜 항공티켓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이 정부의 백신 접종 캠페인 후원을 위해 내놓은 금액은 총 7300만 홍콩달러(107억 8283만원)에 달한다.
필리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기업들도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라스 피나스 시티에서 최소 1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한 경우 집, 오토바이, 식료품 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마닐라 외곽 수캇에서는 백신 접종자 20명에게 매주 25㎏ 쌀 포대를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빈곤층의 백신 접종을 돕겠다는 취지다.
필리핀에선 상품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6월 마닐라 내 접종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워월드데이터에 따르면 필리핀의 백신 접종률은 지난 5일 현재 9.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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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선 맥도날드가 백신 접종 고객에게 가격을 20% 인하해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인도 구라자트주 라지코트에선 금세공사들이 45세 이상 국민들의 백신 접종을 돕고 있다. 이들은 백신을 맞은 여성에겐 코걸이 장식을, 남성에겐 믹서기를 각각 제공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6일 5억회 이상 백신을 투여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백신 접종률은 8.2%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3차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보건소에선 지난 3월 60세 이상 주민들이 첫 백신 접종을 받았을 때 2.5kg의 계란을 나눠줬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에서 당근(상품)보단 ‘국가적 의무’라는 채찍(위협)을 통해 백신 접종을 촉진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중국에선 총 17억회분의 투약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