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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시장 시절 추진한 ‘누구나집’ 1호(1.0 버전) 사업이 임대차계약 변경으로 주민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임대사업자가 재계약 당시 변경 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소송에 나섰다.
민주당이 최근 서민·무주택자의 ‘내집’ 마련을 위해 수도권 누구나집(5.0 버전) 1만여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으나 1호 사업의 분쟁 여파로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약 변경, 권익위 시정권고
17일 국민권익위원회와 인천 누구나집 세입자 등에 따르면 송 대표는 지난 2014년 인천시장 시절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10년짜리 준공공임대인 누구나집 1호 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집을 살 돈이 없는 무주택자·청년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일정 기간 임대한 뒤 감정평가액으로 분양하는 것이다.
시행사는 인천도시공사 등으로 구성한 인천도화SPC였고 서희건설이 도화동에 지상 15~28층 아파트 6개 동(누구나집 520가구)을 건립했다.
임대사업자인 ㈜인천도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사측)는 6개 동을 전부 매입해 2014년 5월 세입자와 임대차계약을 했다. 계약 조건은 임대의무기간 10년, 절반(5년) 이상 거주 시 임대사업자와 합의할 경우 분양전환, 분양가 감정평가액 적용 등이었다.
변경된 계약서에는 임대의무기간 8년이 지난 뒤 분양이 가능하고 감정평가금액을 고려해 분양가를 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대의무기간의 절반 이상 거주 시 합의를 통해 분양전환이 가능하다는 문구는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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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들은 “사측이 입주하려면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해서 재계약했다”며 “당시 변경된 계약내용을 설명해주지 않아 분양전환 조건에서 불이익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 세입자는 “3년 뒤에는 감정평가액이 올라 분양가격이 높아지고 주민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소송 걸린 누구나집…“확대 공급 시 문제 터지면”
하지만 사측과 iH측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세입자 500여명은 지난해 9월 사측을 상대로 한 ‘임대차계약 무효확인’ 소송을 냈고 현재 재판 중이다.
세입자들은 “송영길 대표는 수도권에서 누구나집을 늘리기 전에 인천 1호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누구나집(5.0)을 1만개 공급한 뒤 임대차계약 문제 등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모두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법 개정 때문에 임대의무기간을 8년으로 조정해 재계약할 수밖에 없었다”며 “세입자들이 소송을 냈기 때문에 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나집 공급 지역인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모기준, 재원 방안에 따라 세입자 기준, 임대료 범위, 분양조건 등이 정해질텐데 아직 지침이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 이 사업과 관련해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박정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간사는 “지역마다 추진 방식이 다르다.여러 특성을 반영한 표준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행자 공모는 중소기업, 사회적기업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제한공모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