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러시아가 연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미국이 동맹국들에 알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물밑에서 러시아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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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올해가 가기 전 러시아가 핵무기나 모의탄두를 배치할 수 있다는 정보를 미 정보당국이 동맹국과 공유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파괴·무력화하거나 항법을 교란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은 러시아가 핵폭발로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전자제품의 회로를 태워버리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지난 주말 보도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우주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면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의 3분의 1가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설명했다. 군사 감시·지휘 능력뿐 아니라 민간 통신 기능까지 심각한 마비를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몇 주 전부터 미공개로 러시아를 설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주에서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중국·인도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이들 나라에게도 러시아를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협상 관계자는 러시아가 협상에 응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다만 러시아는 우주 핵무기 개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 입장은 매우 명확하고 투명하다”며 “우린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항상 반대해 왔고 지금도 반대를 명확히 하고 있다”고 했다. 쇼이구 장관도 “우린 핵무기나 인공위성을 겨냥하거나 위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어떤 요소도 우주에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의 핵군축 협상에 다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미국이 우주핵무기 관련 의혹을 제기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