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갑진년 새해 벽두부터 보험사 간 신상품 출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상품 라인업이 재해·자동차·종신보험 등으로 다양했다면 올해 보험사의 야심작은 ‘건강보험’이다. 특히 고령화·저출산으로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생명보험사가 건강보험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저마다의 특색을 내세운 보장내용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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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의 새해 첫 상품은 ‘건강보험’이다. 삼성생명은 특약을 144개로 늘려 고객이 원하는 보장만 선택해 설계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다모은 건강보험’에 종수술, 질병재해수술 등 인기 특약과 시니어 질환 보장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생명은 고객 니즈가 큰 ‘암·뇌·심장’ 등 질병 보장을 강화하면서도 지난해 말 보험개발원에서 새롭게 제공한 뇌·심장 위험률을 반영해 보험료를 절반으로 낮췄다. 수술보장도 대폭 확대했다.
신한라이프도 100여개의 특약을 품은 통합 건강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암치료통합보장, 표적항암약물치료, 항암방사선치료 등 약 40년간 국내 사망 원인 부동의 1위인 ‘암 보장’ 내용을 강화했다. 동양생명이 출시한 건강보험은 ‘종신보험’에 ‘질병보장’을 더한 것이 장점이다. 사망 보장을 주계약으로 하면서 암·뇌혈관질환 등 질환에 대한 수술 치료를 다층으로 보장한다. 교보생명도 이달 8일 암보장을 강화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건강보험 시장의 터줏대감인 손보사는 전에 없던 특약 상품을 내놓거나, 기존 질병보장을 대폭 확대한 상품을 선보였다. 삼성화재는 올해 첫 상품으로 41~60세를 타깃으로 한 건강보험을 선택했다. 기존 2030세대 특화보험인 내돈내삼의 대상 연령을 확대하고 해당 나이의 소비자가 관심 있는 암·뇌 담보를 늘렸다. 한화손보는 ‘여성’에 집중했다. 난소기능검사, 난자동결 보존 시술 보험금 등 여성 특화 질환 담보를 구성해 여성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꼼꼼히 보장한다.
롯데손보는 새해부터 판매하는 종합 암보험에 ‘통합형 재발암 및 잔여암 진단비’를 새롭게 추가했다. 이번에 신규 담보를 탑재하면서 원발암(암이 처음 발생한 기관의 암) 기준으로 보장을 16회에서 24회까지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암 보장은 진단비를 1회만 지급받고 사라졌지만 재발암과 잔여암까지 보장해 보장 사각지대를 줄였다.
|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2024년 새해 첫 상품으로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사진=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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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은 생·손보사가 모두 취급 가능한 ‘제3보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제3보험은 크게 질병과 치료(질병보험)이나 재해에 따른 상해(상해보험), 간병이 필요한 상태(간병보험) 등을 보장한다. 고령화에 따른 소비자 니즈 변화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수익성 높은 상품의 중요성 등 대내외 환경 변화가 겹쳐 제3보험이 보험업계 주요 격전지로 떠올랐다. 특히 생보업계는 손보사 상품처럼 보장성 담보를 강화하는 식으로 보험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건강에 대한 관심 확대와 IFRS 17, K-ICS 시행에 따른 보험사의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 등으로 질병, 건강보험 등의 신규 판매가 확대할 것이다”며 “다만 제3보험 경쟁심화 등은 보장성보험의 보험료 성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