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거절당한 나경원…도당 "분란 일으켜 부적절"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제주 당원 교육 일정이 9일 돌연 취소됐다.

나 부위원장 측은 당초 오는 10일 제주에서 기자간담회와 당원 대상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제주도당 당직자와 당원들이 참석하지 않겠다고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당 측은 최근 나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로 비치는 상황에서 당원 교육이 이뤄지는 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아 보여 일정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2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년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도당 측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제주 지역은 호남 다음으로 국민의힘에게 험지다. 그래서 당세를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 수 있을지 당원 교육을 해왔다”며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나 부위원장이 강사로 적합하다고 생각해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나 부위원장이 당과 분란을 일으키는 문제가 없었다”며 “그런데 최근 자꾸 분란을 일으키니 당원들 앞에 선생님 자격으로 나서달라고 하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당권 도전을 고심하는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로부터 사실상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제시한 ‘출산 시 빚 탕감’ 정책이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에 맞지 않는다며 해촉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자 지역 도당마저 눈치를 보며 나 부위원장과 ‘손절’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나 부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며 이번 전당대회가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고 있음을 에둘러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