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KDDX 사업, 수의계약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대형시험선 수주' 관련 HD현대 주장 반박
하반기 KDDX 선정 앞두고 양사 갈등 지속
  • 등록 2024-07-30 오후 6:45:34

    수정 2024-07-30 오후 6:45:34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화오션은 30일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업체 선정과 관련,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자동으로 선정되는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042660)은 이날 배포한 “함정 기본설계-상세설계 및 건조, 분리 추진 타당”이란 제목의 보도참고자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의 이번 입장 발표는 전날 HD현대중공업(329180)의 대형 해상시험선 수주와 관련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전날 국방과학연구소가 조달청을 통해 공고한 대형 해상시험선 상세설계 및 건조사업 입찰결과 1순위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ADD가 우주무기체계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험선을 발주한 것으로 기본설계는 한화오션이 시행했지만 기본설계 결과에 대한 추가 검토를 HD현대중공업에서 수행했다. 이후 발주기관 요청에 따라 상세설계와 건조는 경쟁입찰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측은 “한화오션이 ‘ADD가 요구하는 개선성능을 만족하지 못해’ 기본설계 결과에 대한 추가검토를 HD현대중공업에서 수행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발끈한 한화오션 측이 “HD현대중공업 이야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불가능한 주장”이라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한화오션은 “KDDX 사업 역시 HD현대중공업이 대형시험선 사업 수주에서 주장한 대로 기본설계에 대해 방위사업청에서 추가 개선사항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개선사항을 검토 반영한 경쟁입찰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자를 선정한다면 더 나은 KDDX 사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산물자와 일반물자는 획득 방식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KDDX와 같은 방산물자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그 결과에 대해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까지 계속사업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이와 달리 조달청이 관장하는 일반물자는 그러한 특례조항이 없이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한다. ADD의 대형시험선은 해경 경비함이나 일반 관공선과 같이 일반물자로 분류돼 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관련 그동안 관례와 같이 수의계약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은 자사 군사기밀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몰래 빼내 유출한 불법을 저지른 만큼 경쟁입찰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KDDX 관련 치열한 갈등을 벌이는 건 조(兆) 단위 수주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해군의 차세대 주력 함정인 미니 이지스함(6000t급) 6척을 발주하는 내용으로 총사업비만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업은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따냈으며 올 하반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을 기업 선정을 앞두고 있다.

한편 국방과학연구소는 이번 대형시험선 수주 건 관련 국가계약법과 내부 계약요령에 근거해 공개 경쟁으로 진행했으며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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