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오피스에서 슈퍼진의 이진호, 나영채 공동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은 카카오 필리핀 법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 필리핀 법인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인연을 맺었고 2016년 의기투합해 슈퍼진 창업에 나섰다. 앞선 카카오 필리핀 법인 경험이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공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 키즈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더니, 두 사람은 “그렇다고 볼 수 있다”며 웃으며 답했다.
|
한국 시장에서 생소한 슈퍼진의 간판 흥행작은 2018년 10월 출시한 페이스북 인스턴트 소셜퀴즈게임 ‘OMG’다.
출시 후 3주 만에 MAU 1억명을 돌파했다. 예상치를 아득히 뛰어넘는 흥행 지표였다. 두 달여 뒤 투자를 끌어내면서 기업가치 1500억원을 인정받았다. 1억명에서 끝이 아니었다. 2020년 2월 2억명을 넘기더니 탄력을 받아 두 달여 만에 3억명을 찍었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 부문 1위였다.
|
나영채 대표는 “매일매일 놀라면서도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냈다”며 “업데이트하면 들어오는 사람을 대응하는 이슈 때문에 즐겁게 일하면서도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나 대표는 “글로벌 각국마다 네트워크 환경이 다르고 그런 상황에서 지연이 일어나지 않고 끊김이 없이 서비스하는 기술력이 핵심”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광고 효과도 스마트폰 사양도 세계 권역별로 각국마다 천차만별이다. 직접 시장에서 부딪히면서 쌓인 노하우가 OMG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서 인재 확보해야죠” 화끈한 보상책 자신
지난해 슈퍼진 매출은 267억원. 영업이익률은 무려 87%다. 페이스북 특성인 공유의 힘을 빌린 덕에 마케팅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
지난 3월엔 관심사 기반으로 친구를 찾는 SNS인 ‘시그널’ 서비스를 출시했다. 게임 외 새 분야로 진출한 것이다. 나 대표는 “글로벌 타깃의 새로운 콘셉트의 서비스”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완성도를 높이고 하반기에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성공 의지를 되새겼다.
전사 매출은 필리핀 마닐라 법인이 담당하고 있다. 두 대표는 설립 초창기 시절 매출 10%를 성공 보수로 책정하는 승부수를 던진다. OMG 대박이 터지자 연봉의 10배를 보상으로 가져가는 직원도 생겼다. 당시 직원들은 지금도 슈퍼진에서 일하는 중이다. 현재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당기순이익의 10%를 배정해 인센티브 풀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이제 한국 오피스를 세팅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좋은 분들을 만나고 싶다”며 “현재 인원 30명을 내년에 두 배로 늘리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두 대표는 입사자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약속했다. 필리핀 법인은 OMG를 영속시키는 역할을, 한국은 시그널과 차기작을 띄우는 역할을 맡는다. 성과가 나면 메타 플랫폼의 본진인 북미 지사 설립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