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바꼈는데 김어준 안 잘려"...오세훈 "예측 빗나가"

  • 등록 2021-07-01 오후 3:49:41

    수정 2021-07-01 오후 3:49:4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출연을 거부했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언급했다.

오 시장은 1일 오전 제301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경만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으로부터 “TBS 업무 보고를 받았나, 받지 않았다면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세간에서는 제가 취임 이후 TBS 중에서도 특정 방송을 조치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예측이 사실 빗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닐 정도로,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화제 되는 그 방송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한다거나 언급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BS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일종의 무언의 메시지”라며 “세간에선 특정 방송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매우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사 프로그램이라고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 의원은 “그게 시그널”이라며 “방송에 대해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집회·결사·출판의 자유, 방송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기억하겠지만 선거기간 저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보도, ‘생태탕’ 보도를 많이 한 곳이 KBS와 TBS”라며 “근데 제가 듣기로는 KBS는 선거 끝나기 전부터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 문제 제기가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라인, 전부 인사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외부 영향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언론사 자율적으로, 독립적으로 한 것”이라며 “특히 노조가 의사표현을 한 것은 내부 자정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TBS도 자정적으로, 자율적으로 변화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만약 제가 업무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하면 그 지시는 모종의 압력이나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라고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사진)과 방송인 김어준 (사진=뉴시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오 시장은 “TBS가 그동안 괄목할만하게 성장한 것도 맞다. 전체 프로그램이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지금 의원님(경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뉴스공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가장 많은 경고를 받았다. 그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부적절한 발언 때문에 경고를 받았다. 김어준 씨가 특별히 잘못해서 받은 것은 2번 정도”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재차 “서울시장은 TBS에 대한 예산편성권, 경영평가권, 의원 임면권, 해산요청권 등 많은 권한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런 것에 대해 관심을 표한 적도 없고, 검토한 적도 없다”며 “세간의 평가에 대해 교통방송 스스로 자율적으로 오해와 평가를 불식해주기를 시민의 한 명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이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복귀하면서 TBS 교통방송 개편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지난 4·7 보궐선거 과정에서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집중 조명한 뉴스공장이 그 가운데에 있었다.

다만, TBS가 지난해 별도 재단으로 독립했고 예산권을 쥔 서울시의회의 대다수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만큼 오 시장이 TBS에 당장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는 오 시장 당선 다음 날 방송에서 “마지막 방송이길 바라는 분들도 많을 텐데 그게 어렵다”며 오 시장을 향해 “이제 당선되셨고 선거 끝났으니 뉴스공장에 와서 인터뷰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달 23일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씨에게 “잘릴 줄 알았는데 신기하다”며 “오세훈 시장이 참 좋은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씨가 “국민의힘에서 힘을 많이 쓴 것 같은데 힘이 부족했나 보다. 제가 여전히 있는 것 보니”라고 맞받아치자,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렸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1일 뉴스공장에서 “그런데 왜 서울시장이 바뀌었는데 아직 안 잘리고 그대로 하고 있나”라며 “내가 (서울시장) 잡았으면 제일 먼저 잘랐을 건데”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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