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규탄하면서 수차례 ‘검찰 개혁 촛불집회’를 열었던 시민단체가 보이스피싱을 당해 수억원대 후원금을 잃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 지난해 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역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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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보이스피싱에 속아 후원금 모금 계좌에서 4억원이 인출됐다”는 ‘개싸움국민운동본부’ 간부 A씨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지난해 10월 당시 즉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개국본은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주장하며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과 여의도 국회 앞 등에서 총 15차례 촛불집회를 진행한 단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집회 비용을 마련하고자 후원 계좌를 마련해 지지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이후 즉시 관련 계좌를 정지해 일부 피해액은 되찾았으나 나머지 금액은 여러 계좌로 이미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행에 쓰인) 계좌가 이리저리 바뀌면서 아직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며 “범인을 계속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개싸움국민운동본부는 지난해 7월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계기로 출범한 시민단체로, ‘개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정부는 정공법으로 나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