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우디국부펀드로 '날개'..중동3.0시대 주도

PIF, 포스코건설 지분 10억 불 이상 투자
재무구조 개선 및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
건설·車 관련 JV 설립 추진, 중동지역 신성장동력
  • 등록 2015-03-04 오후 4:30:00

    수정 2015-03-04 오후 5:35:09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건설, 자동차를 포함한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앞쭐 왼쪽)과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 총재(앞줄 오른쪽)가 협약 후 악수를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건설, 자동차를 포함한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총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브라암 알아사프 재무부 장관이 배석해 양 국가의 경제적 협력관계를 공고히 했다.

이번에 협력관계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려는 두 회사의 사업 목표와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최근 급변하고 있는 에너지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 기술력을 가진 합작사를 확보해 사회간접자본 투자, 자동차 산업 등을 육성할 계획을 세우고 경험과 경쟁력을 가진 포스코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PIF는 신도시·철도·인프라 등 다양한 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건설에 10억달러 이상의 지분을 투자하고,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와 자동차 등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사(JV) 설립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포스코(005490)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합작사의 일부 지분에 참여해 협력사업을 ICT·에너지 등으로 확대,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만들고, 세부 프로그램도 만들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압둘라만 알 모파디 총재가 방한할 때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들렀고 동북아무역타워를 비롯해 포스코건설이 지은 각종 빌딩과 복합상업시설, 주거공간 등을 보고 포스코건설의 건축기술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번 PIF와의 업무제휴로 ‘중동진출 3.0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1970~80년대에는 국내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외화를 벌어왔던 저위험 저수익 중동1.0 시대였다면 1990~2000년대는 한국건설사들이 설계·시공·구매(EPC) 등을 총괄함으로써 경쟁력을 쌓아 수주하는 고위험 고수익의 중동2.0 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동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는 경제침체에 따른 저가수주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었으며 수익창출의 한계에 부딪쳤다. 그런데 이번 협력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PIF와 지분을 공유하고 합작사(JV)를 설립하면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보장받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든 것이다.

포스코는 상반기 중 본계약을 체결하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건설과 자동차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초부터 추진해 온 재무구조 개선과 신성장동력 확보 노력이 글로벌 차원에서도 가시화되는 셈이다.

이번 협약에 앞서 권오준 회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기업 중 하나인 사우디베이직인더스트리즈(SABIC)의 CEO를 만나 철강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PIF는 SABIC의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한 회사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2013년 수입액 기준(377억 달러)으로 한국의 제4위 교역국이다. 두나라는 한국이 자동차, 철강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사우디아라비아측의 원유 등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상호보완적 교역구조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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