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폰 시장, 전체 26%까지 커져
12일 스마트폰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연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중 600달러(약 85만원) 이상 프리미엄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로, 내년에는 26%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해 두 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까지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순위에서도 프리미엄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작년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는 올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3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출시한 갤럭시S24도 3개 분기 연속 톱10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신흥 시장에서의 프리미엄폰 수요 확대와 인공지능(AI) 폰 시대 개막이 이 같은 추세를 가속화하는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폰인 아이폰 선택이 늘고 있으며 애플의 파격적인 보상 판매 제도는 아이폰을 더 광범위한 소득 계층에서 이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AI 폰 시대가 열리면서 올 상반기 1000달러(약 140만원) 이상의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8% 급증했다”며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로, 삼성은 갤럭시 AI로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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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폰은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액의 60%를 차지하는 ‘알짜 시장’으로 애플이 주도하고 있다. 작년에 판매된 프리미엄폰 10대 중 7대는 애플 아이폰이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 라인업을 확대해 이 시장을 뺏어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만 선보인 초슬림·초고가 폴드폰(좌우로 펼치는 폴더블폰) ‘갤럭시 Z폴드 스페셜에디션(SE)’과 ‘W25’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갤럭시 Z폴드 SE는 한정 수량으로 지난달 25일 출시했는데 약 280만원의 고가 제품임에도 10분 만에 완판됐다. 물량을 늘린 2·3차 판매에서도 판매 개시 10분 이내에 동났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수요를 예측해 초기 물량을 만들었을텐데, 3차 판매까지 품절됐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초프리미엄폰 수요가 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든 것도,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ODM 제품은 설계와 생산을 외부 업체에 맡기고 ‘갤럭시’ 브랜드만 붙여 판매하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 중 ODM 제품 비중은 22%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상반기 28%에서 감소한 수치다. 프리미엄 모델을 강화하면서 중저가 모델 ODM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올 3분기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1위 자리를 중국 오포에 내준 것에 그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저가 모델을 많이 파는 것보다 고가 모델의 확산이 중요해서다. 올 3분기 인도 시장에서는 매출 기준 점유율 1위(22%)에 오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과 삼성에 이어 그간 중저가폰 시장에 집중해 온 중국 제조사들까지 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샤오미그룹 루웨이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실적 발표회에서 “샤오미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하이엔드화를 확고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샤오미는 올 2분기 일본 시장에서 프리미엄폰 ‘샤오미14 울트라’ 인기에 힘입어 애플, 구글에 이어 점유율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제조사들의 프리미엄폰 신작 출시도 줄줄이 이어진다. 샤오미는 최신 칩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탑재한 샤오미15 프로 모델을 최근 출시했고, 화웨이도 자국 시장에서 아이폰16과 경쟁할 모델인 ‘메이트70 시리즈’를 이달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