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이 범행 20분 전 경찰과 면담을 한 정황이 밝혀졌다. 그는 경찰이 돌아간 뒤 여고생을 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 10대 여성을 살해한 박대성이 4일 오전 순천경찰서 중앙 현관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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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SBS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15분쯤 “동생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은 뒤 박대성의 가게로 출동했다.
신고 접수 3분 만에 박대성이 운영하는 순천시 조례동의 가게로 도착한 경찰관 4명은 박대성과 이야기를 나눴고,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해 그대로 돌아갔다.
당시 박대성은 만취한 채 가게 앞에 앉아 흡연을 하며 자신의 상태에 대해 “형한테 그냥 해본 소리”라며 “문제없다”는 반응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경찰과 면담을 한 지 20여분 만인 오전 0시 44분쯤 박대성은 자신의 가게에 있던 흉기를 들고서는 A양(18)을 살해했다.
경찰은 박대성이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지만 면담에서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 “괜찮다”며 고분고분하게 답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측은 “횡설수설하거나 자해 등의 자살 의심 징후로 볼만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아 별다른 후속 조치 없이 현장 종결 처리했다”며 “면담 도중 범행 의심 징후 같은 건 전혀 발견하지 못했고 다른 신고가 접수돼 이동했다”고 밝혔다.
| 박대성이 여고생을 살해한 뒤 주차 차량을 발로 차 시비가 붙은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마주한 당시 CCTV 장면. (사진=SB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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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은 범행 이후에도 약 2시간 동안 흉기를 지닌 채 술집과 노래방을 찾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주차 차량을 이유 없이 발로 찼고 이를 목격한 차주와 시비가 붙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박대성의 인상착의를 알아보고 긴급체포했다.
박대성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으나 CCTV 등을 보여주자 “(기억이) 조금씩 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범행 당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장사도 안돼 소주를 네 병 정도 마셨다. 범행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살인 혐의로 박대성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그는 순천경찰서를 나서는 길에 “범행이 어디까지 기억나느냐,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금씩 (기억이) 나고 있다”, “죄송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