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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병력, 이지움 집결…13㎞ 러 차량 행렬 포착
1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민간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지난 8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마을 벨리키 부를루크에서 하르키우를 향해 남쪽으로 이동하는 13㎞ 길이의 러시아군 차량 행렬이 포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주 이지움 근처에서 전열을 갖추기 시작했다”면서 ‘결전’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지움은 돈바스 서부에 위치한 소도시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점령하기 위해 반드시 장악해야 하는 요충지인 슬라뱐스크를 향하는 길목에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대규모 전투를 예고했다. 그는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다음주에)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더 큰 규모의 작전을 수행할 것이다. 더 많은 미사일, 더 많은 폭탄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공격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또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는 “그들(러시아)은 더이상 협상에 관심이 없다”며 외교적 해법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에는 피란민 등 약 4000명의 민간인이 몰린 도네스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기차역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전날에는 시리아 내전 당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지휘했던 알렉산드르 V. 드보르니코프 러시아군 남부군관구 사령관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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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충돌’ 재래식 교전 전망…“2차대전 떠올릴 것”
병력 규모 측면에선 러시아군이 유리한 상황이다. 초기 침공 당시 러시아군 병력이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흩어졌던 것과 달리 이번엔 돈바스 지역 한 곳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러시아 국경이 가까운 만큼 키이우 점령 실패 원인으로 꼽히는 보급 차질도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서방의 군사 지원이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새로운 병력과 무기로 집결하고 있다. 훨씬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나아가 “러시아의 이번 전쟁 목표는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 전역이 사정권에 있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더욱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경제가 황폐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세계은행(WB)은 이날 올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각각 45.1%, 1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인 피해 우려도 심화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해 신임 러시아 총사령관을 언급하며 “시리아를 포함해 다른 지역에서도 민간인 학살한 전력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도 추가적인 민간인 피해가 잇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