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글로벌 팬덤 메신저 ‘버블’을 운영하는 디어유가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따상’(시초가 2배에 공모가 형성 후 상한가)에 근접한 수익을 냈다. 반면 같은 날 상장한 비트나인은 20%대 급락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증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뜨는 테마에 속해 있는 디어유만 주목받은 것이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디어유는 이날 시초가 대비 27.88%(1만4500원) 오른 6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인 2만6000원의 2배로 형성했으며, 27% 넘게 올랐다. 장중 한때 상한가까지 가면서 ‘따상’의 꿈을 잠시 이루기도 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디어유를 각각 2140억원, 98억원씩 사들이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고, 외국인은 홀로 37억원 가량을 팔았다.
디어유는 글로벌 팬 메신저 서비스인 ‘버블’을 운영하고 있다. 버블은 구독형 결제 모델을 갖추고 있어 팬들이 한 달에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아티스트와 일대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SM 소속 아티스트와 2대 주주인 JYP소속 아티스트를 포함, 이외에도 다양한 소속의 아티스트들과의 대화도 가능하다. 향후 버블은 이를 K팝 아티스트뿐만이 아니라 배우, 스포츠 스타, 해외 뮤지션 등으로 넓혀간다는 ‘플랫폼’으로서의 발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메타버스’ 역시 디어유의 청사진 중 하나다. 단순한 대화 공간을 넘어서 ‘3D 마이홈’ 서비스를 접목하는 등 팬덤들의 ‘가상 플랫폼’으로서 공간을 확장해나간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 충성도가 높은 팬덤 문화에 기반을 둔 만큼 ‘마이홈’과 ‘아바타’ 등 아티스트들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구축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지난달 진행됐던 수요예측과 이달 초 진행된 청약에서 디어유는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난달 25~26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2001대 1을 기록, 공모가를 밴드(1만8000~2만4000원) 최상단을 8%나 초과한 2만8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어 지난 1~2일 진행된 청약에서는 경쟁률 1598.15대 1을 기록했고, 증거금은 17조1402억원을 모았다. 10월 말 증시 불안 여파에 SM상선 등의 기업이 아예 기업공개(IPO)를 철회할 정도였지만, 디어유는 ‘플랫폼’ 경쟁력이 부각받으면서 IPO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버블 서비스의 최대 강점은 확장성과 안정성”이라며 “팬덤을 바탕으로 한 이커머스 기능 연계, 신사업 메타버스 등으로의 확장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제시한 디어유의 목표주가는 4만7000원이었지만, 디어유는 이를 첫날부터 상회했다. 또한 한양증권은 디어유의 목표가를 7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박민주 한양증권 연구원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 성장, 플랫폼 사업 확장 등을 통해 본격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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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날 상장한 그래프 데이터베이스(DB) 전문 기업
비트나인(357880)은 다소 아쉬운 첫 날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비트나인은 시초가를 공모가(1만1000원) 대비 약 38% 높은 1만5250원으로 결정했지만, 장 시작부터 두 자릿수 대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시초가 대비 25.25%(3850원) 떨어진 1만1400원으로 마쳤다.
다만 다소 아쉬운 첫날 흐름에 비해 회사의 기술력 자체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산업의 발전에 따라 대규모 데이터의 가공·분석 중요성이 올라감에 따라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레퍼런스,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꾸준히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