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강연 나선 김종인 "트럼프 강경노선, 美 위대하게 만들기 힘들어"

12일 국회서 '트럼프 당선과 한국정치 과제' 특강 진행
"관세정책·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 성장 지속 못 해"
"한국 정치, 여야 충돌 일삼는 일에 매몰"
"국민 상대로 정치 안해…제대로 된 정치지도자 없어"
  • 등록 2024-11-12 오후 5:19:47

    수정 2024-11-12 오후 5:19:47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일시적으로 중국에 대한 억제 정책을 쓴다고 미국이 절대 오래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도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이해 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보면 과연 가능할지 회의적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트럼프 당선과 한국정치의 과제를 주재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인 박사(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과 한국정치의 과제’ 특별 강연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후 지향하는 대로 미국을 위대한 나라로 재탄생시킬 수 있을지가 세계적 관심사”라며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기 시작하며 미국 경제를 압박하자 자기 국경을 봉쇄하고 과거 19세기로 회귀하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 강화 기조를 두고 “중국 뿐 아니라 서방 동맹국에까지 상품 수입을 억제하고 봉쇄하는 체제로 가려고 한다”며 “미국이 단기적으로 약간의 이익을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절대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중국 상품에 60% 이상의 세금을 부과한다면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중국 제품 가격이 60% 이상 인상할 것”이라며 “결국 미국 물가상승을 초래해 미국 소비자들에 영향을 미칠 것인데 이 같은 정책이 국민에 용납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관세라는 것은 후발국가가 선진국가를 따라잡기 위해, 자국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매겼던 것”이라며 “세계 최대 경제국가인 미국이 관세로 자국 경제를 보호하겠다는 역설이 과연 실질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윤석열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2기에 잘 대비해야 한다면서도 “사실 협상 여지가 많지 않다”며 “당분간 트럼프가 생각한 대로 수용하지 않고서는 협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보면 과연 (협상이) 가능할지 회의적”이라고도 했다.

김종인 박사(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과 한국정치의 과제’ 특강에 나서는 모습.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 정치 양상을 보면 여야가 서로 충돌을 일삼는 일에 매몰돼 있다”며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도 꼬집었다.

또 “현재 상황을 보면 자생력에 의해 돌아가는 형편이지 정치권과 정부가 구체적으로 잘못된 것을 고치려는 노력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며 “나라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고 특히 소득, 산업, 지역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김 박사는 이어 “외교 문제는 국내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외치는 내치의 연장”이라며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외교도 성공할 수 있다”며 국내 정치 중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국회는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안하고 있다”며 “상대 정당을 보고 정치를 하니 발전을 못 하고 제대로 된 정치 지도자가 나올 수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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