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협 정비 속도…'尹낙하산' 우려 속 물밑싸움 치열

與 조강특위 새 단장…67곳 공모 절차 착수 예정
지방선거 낙선 인사·초선 비례·尹캠프 인사 눈치싸움
'정진석 비대위' 제한적…"차기 당대표가 꾸려야" 주장도
與지도부, 매주 전국 시도당 찾아 당 정상화 궤도 계획
  • 등록 2022-10-12 오후 4:46:09

    수정 2022-10-12 오후 9:18:36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국민의힘이 조직 재정비에 박차를 가한다. 당 내홍에 밀려 사실상 멈춰 있던 당협위원장 인선을 서둘러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새 당협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와 2024년 총선에 막강한 힘을 가진 만큼 ‘친윤’ 인사가 대거 투입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벌써부터 ‘윤석열 낙하산’ 우려가 제기된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기각과 관련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법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낸 정진석 비대위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 및 각하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與, 국감 직후 조강특위 꾸려…당협위원장 물밑 경쟁

1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현재 공석인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 67곳 공모 절차에 착수한다. 지난 6월 지도부 혼란으로 중단됐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새단장해 당 조직력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강특위엔 김석기 사무총장, 엄태영 조직부총장, 이양수 전략기획부총장 등이 당연직으로 합류한다. 이외 원·내외 인사 4명을 추가로 뽑아 총 7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조직위원장은 통상 당협 운영위원회를 거쳐 당협위원장이 된다. 당협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 등에 공천 대상을 추천하는 권한이 있고 지역구 주민들에게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자리로 ‘공천 1순위’로 손꼽힌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구를 찾아야 하는 국민의힘 소속 21대 초선 비례대표 의원만 19명에 달하고, 윤석열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 낙선한 인사 중 상당수도 기존 당협으로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앞서 6월 국민의힘이 조직위원장 48곳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을 당시엔 비례대표 중 전주혜(서울 강동갑), 최승재(서울 마포갑), 서정숙(경기 용인병), 윤창현(대전 동구) 의원 등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진석 비대위는 전체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로 뽑아야 하는 자리는 67곳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준석 지우기·임시 지도부 적절성·尹낙하산 우려

당협위원장 인선을 놓고 당내 갑론을박도 일고 있다. △지난 공모를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논의할 것인가 △임시 지도부인 비대위가 당협위원장을 선정하는 것이 적절한가 △‘윤석열 낙하산’ 또는 ‘비윤계 학살’이 일어나지 않겠느냐 등의 우려가 쏟아진다. 이 때문에 정진석 비대위가 행사할 권한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6월 공모를 냈던 한 인사는 “당협위원장을 비워놓는 것은 당으로는 손해인 것은 맞다”며 “이번 비대위에서 너무 첨예한 대립이 있는 곳은 남겨놓고 몇몇을 채우는 정도의 수준은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 비대위가 1단계, 차기 당 대표가 2단계로 단계별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가 주도하는 재정비의 폭이나 내용에 따라 ‘윤석열 낙하산’ 또는 ‘비윤계 학살’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 지도부를 꾸리기 위해 주요 지역 당협위원장을 ‘친윤’계로 채워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 비대위 관계자는 “간신히 수습된 당 상황이다. 친윤·비윤 분류로 당협을 꾸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의 뜻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김병민 비대위원도 지난 11일 라디오에 출연해 “인간관계를 다 뒤로 물리고 내후년 총선 혹은 앞으로 1년 동안 성공한 정부를 끌어내기 위해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 데이터에 근거한 인물을 조강특위에서 잘 분석하고 발굴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협위원장 재정비 전, 우선적으로 전국 시도당을 매주 찾을 예정이다. 첫 행선지는 오는 13일 보수 텃밭인 대구다.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리스크를 털면서 비대위가 정상화된 만큼 지역 주민과 당원을 만나 당의 비전을 강조할 예정이다. 지지율 반등 등 당을 정상화 궤도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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