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랠리 이끈 반도체…美와 커플링 이룰까

반도체 업황 우려에 발목 잡힌 韓증시
美기술주 랠리…국내 IT주 투자심리에 긍정적
"4Q 실적, 반등 모멘텀 될 것"
  • 등록 2017-12-19 오후 5:21:25

    수정 2017-12-19 오후 5:21:25

자료: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사상 최고치 역사를 갈아치우던 코스피 지수에 브레이크가 걸린 건 기술주의 거품 논란과 반도체 업황 우려가 불거지면서부터다. 특히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대형 IT주의 조정은 지수 조정으로 직결됐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반도체 및 기술주가 고평가 논란을 딛고 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증시의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슈퍼 랠리를 이끈 반도체주가 산타랠리를 주도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8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일대비 2.16% 상승한 1277.9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달 24일 1342포인트를 정점으로 이달 초 1227포인트까지 8.6% 급락했지만 빠르게 하락 폭을 만회하고 있다. 실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마이크론 테크와 인텔 등 반도체주와 반도체 장비업종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른바 팡(FANG: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으로 불리는 대표 기술주들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날 나스닥 지수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7000포인트를 터치하기도 했다.

다만 소프트웨어가 주류인 미국과 달리 한국은 반도체 중심의 하드웨어 성장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 증시와의 커플링(동조현상)이 약화된 모습이다. 특히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내년까지 이어질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면서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삼성전자 때리기’ 후유증도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일 287만6000원을 고점으로 지난 6일 250만1000원까지 밀려났다. 이 여파로 코스피 지수도 지난달 2일 사상 최고치(2561.63포인트)를 찍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4분기 실적 시즌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업황 우려를 불식시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조원 전후로 형성되고 있다. 미국 기술주의 반등으로 투자심리가 안정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호조를 통해 업황 우려를 잠재울 경우 대형 IT주는 물론 국내 증시의 의미 있는 랠리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고 상승폭도 크다”며 내년까지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황과 별개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독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시장 지배력이 이미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인 데다 IT산업 특성상 메모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삼성전자의 반도체시장 독주는 과거 인텔이 누렸던 것과 같은 장기집권체제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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