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부정적 답변시 채권단 ‘경영권 박탈 카드’ 등 만지작

  • 등록 2017-06-08 오후 4:02:30

    수정 2017-06-08 오후 5:44:07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인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경우에 대해 추가 압박 카드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경영권 박탈’ 카드와 ‘우선매수권 박탈’ 카드 등이 거론된다.

8일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 2일 보낸 공문에는 경영권 박탈 사항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채권단 일각에서 박 회장의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어 추후에는 반드시 그 방안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채권단은 박 회장측 앞으로 더블스타가 요구한 상표권 사용 요구에 대한 수용 여부를 오는 9일까지 답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에 박 회장측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 추가 ‘압박 수단’으로 경영권 박탈 카드 등을 제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2014년 12월에 워크아웃을 종료하고 실적이 좋지 않다. 채권단은 이 원인을 중국 법인의 부실에서 찾고 있는데, 중국 법인 자체가 박 회장이 차입을 통한 무리한 외형 확장의 결과로 설립됐다.

채권단이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 카드를 내놓으면 이는 곧 ‘우선매수권 박탈’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박 회장은 매각 방해, 경영 일선 퇴임, 경영정상화 계획 불이행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우선매수권을 해지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적 다툼은 있을 수 있지만, 박 회장의 상표권 사용 불허로 매각이 불발되는 사유는 ‘매각 방해’에 해당될 수 있는 데다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 사유도 ‘경영 일선 퇴임’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채권단이 이런 카드를 상표권 사용 허용 여부 답변 시한이 9일 이후에 바로 꺼내 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회장이 9일까지 어떤 식으로든 답변은 내놓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가령 ‘답변 시한이 촉박하다’든지 ‘조건이 과하다’든지 등 일종의 수정 제안을 해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두 번의 공문이 더 오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장 파국 가능성을 낮게 봤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1조3000억원의 채권 상환 유예 안건의 답변 시한을 연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건의 채권단 답변 시한은 이달 15일 돼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채권단에 이달 말 만기 도래하는 1조3000억원 채권의 상환유예 안건을 보냈다. 산업은행은 안건에서 만기 연장 기한을 오는 9월30일과 더블스타가 SPA(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하는 날 가운데 빠른 날까지로 정했다. 9월30일 이전에라도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실패해 SPA가 해제되면 더 이상 만기 유예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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