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큰일난다"…내연차 퇴출 앞둔 유럽에 경고 날린 '이 남자'

伊기업장관 "유럽 車업계 위기 심각"
"2035년 신규 내연차 판매 금지, 연기하고 완화해야"
"EU 그린딜, 설계 때부터 모순…수십만 일자리 위협"
전기차 전환 전에 유럽 자체 공급망 우선 구축 촉구
"러 에너지 의존 피한 뒤 中 원자재에 의존하는 꼴"
  • 등록 2024-09-25 오후 5:47:11

    수정 2024-09-26 오전 3:54:2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2035년 신규 내연차 판매 금지 조치가 유럽 자동차 제조업계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산업이 급격히 쇠퇴할 것이다.”

이탈리아의 아돌포 우르소 기업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의 ‘그린딜’ 정책과 관련해 “환경 (규제) 목표를 완화하지 않으면 유럽 자동차 제조업의 일자리 수십만개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사진=AFP)


우르소 장관은 “그린딜 로드맵은 설계 당시부터 이미 유럽 전기차 시장의 붕괴 및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모순을 보였다. 이는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로드맵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2035년 신규 내연차 판매 금지령에 대한 긴급 검토를 요구할 것이라며 “규제를 연기해야 하고 완화해야 한다. 바이오연료나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을 포함해 다른 형태의 청정 기술 차량 판매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르소 장관은 이어 “수개월 안에 서둘러 움직이지 않으면 유럽 각국 수도에서 노동자들이 시위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르소 장관의 발언은 값싼 중국산 전기자동차가 유럽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독일 자동차 업계에는 약 78만명, 이탈리아 자동차 업계에는 약 16만 5000명이 종사하는 등 양국 경제에서 자동차 산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값싼 중국산 전기차의 범람으로 올해 상반기 이탈리아의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3분의 1 이상 급감했다. 이탈리아는 페라리, 피아트,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등 유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는 비싼 가격 대비 인기가 없고, 그럼에도 전기차를 타려는 소비자는 저렴한 중국산 차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피아트의 모회사인 다국적 기업 스탤란티스는 최근 피아트 500 전기차 모델의 수요가 약해 10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이탈리아 토리나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차량 가격이 수요 약화 원인으로 지목됐다. 같은 모델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1만 7700유로인 반면, 전기차는 3만유로에 달한다. 이에 올해 1~8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16% 증가한 반면, 전기차 판매는 12% 감소했다.

우르소 장관은 전기차 가격이 “유럽인과 이탈리아인의 소득에 비해 너무 비싸다”며 “유럽이 자체 국내 공급망을 먼저 개발하지 않고 (그린딜 때문에 해외에서) 전기차를 다급하게 받아들이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의 화석연료 의존에서 중국에서 가공된 원자재 의존으로 전환하는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유럽 자동차 제조업의 상징인 독일 폭스바겐도 자국 공장 폐쇄 및 대규모 인력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안정된 일자리가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흔들리는 일이어서 독일과 유럽에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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