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유동규에 건넨 1억, 김용 다녀가고 사라져" 법정 증언

김용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1억원 건너간 당시 상황 구체적으로 진술
"김용 사무실 떠난 후 돈 든 쇼핑백 사라져"
  • 등록 2023-03-21 오후 6:22:58

    수정 2023-03-21 오후 6:23:45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가 자신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한 1억원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정민용 변호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스1)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공판에서 정 변호사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날 정 변호사는 2021년 4월 말, 남욱 변호사의 측근인 이모씨에게 1억원을 건네받고 이를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이씨가 “형님, 이게 약입니다”라며 자신에게 돈을 건넸다고 했다. 1억이 ‘황제침향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쇼핑백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고 정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후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전달할 때 같은 농담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또 정 변호사는 자신이 유 본부장에게 전달한 1억원을 김 전 부원장이 직접 사무실에 찾아 와 받아갔다며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전달하며 ‘약을 가져왔다’고 했더니 (유 전 본부장이) 곧 용이 형이 올 거라 말했다”며 “회의실 흡연실에서 기다렸더니 유 전 본부장이 직접 사무실 문을 열어주고 5~10분 후 (김 전 부원장이) 나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두 사람이 고문실로 이동해 얘기를 나눴고,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을 떠난 후 돈 든 쇼핑백이 사라져 김 전 부원장이 이를 받아 갔을 걸로 생각했다고 했다.

아울러 정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에게 건네진 자금의 용도가 대선 경선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도 진술했다.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2월경 유 전 본부장에게 경선 자금을 요구한 사실을 아냐는 검찰 질의에 정 변호사는 “그보다 전에 경선 자금이 필요하다고 유 전 본부장이 말한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유동규가 김용과 통화 후 경선에서 이기려면 직능단체를 잘 관리해야 하고, 거기서 경선에서 이길 표가 나오고 그 자금으로 20억원이 필요하다고 조사 당시 진술한 것이 맞냐”고 묻자 정 변호사는 “맞다”고 답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20대 대선 민주당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와 공모해 남 변호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대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여만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6억원은 김 부원장이 직접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전 부원장이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이었던 2013~2014년 대장동 사업 관련 편의를 봐주고 그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서 4차례에 걸쳐 총 1억9000만원을 수수했다고도 의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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