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한류 열 것”…한국 과학문명사 총서 12년 만에 완간

2010년 사업 첫발, 30권 대장정 마무리
“과학문명사 다룬 세계 3번째 총서”
영문판 케임브리지대학 출판사 계약
  • 등록 2022-08-31 오후 5:31:26

    수정 2022-08-31 오후 5:31:2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과학 문명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가 12년 만에 완간됐다.

전북대학교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2010년 사업의 첫발을 뗀 후 2015년 ‘동의보감과 동아시아 의학사’를 시작으로 국내 과학 문명의 경향과 흐름을 모두 30권(국문판)에 담았다. 영국판은 총 7권을 발간할 계획이다.

총서는 한국 과학 문명 분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시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국내 학술계의 쾌거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한국이 동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문명사적으로도 고유하고 독창적인 과학문명을 꽃피워왔음을 전 세계에 보여줄 것으로 학계는 전망하고 있다.

신동훈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장은 31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총서 완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규모의 총서는 영국 케임브리지 니덤 동아시아과학사연구소에서 펴낸 ‘중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와 중국 자연과학연구소의 ‘중국과학기술사 총서’에 이어 세계적으로 세 번째”라고 말했다.

이 시리즈는 전근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과학문명의 전 시기를 다룬다. 주제 역시 의학·지리·과학·천문학·농업·종교·금속 문명·도자기·여성·산업화·시민사회·도시 건축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신 소장은 “12년에 걸쳐 이뤄낸 이번 성과는 세계에 한국 과학 문명의 전모를 보여줄 수 있는 정전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문화예술분야의 ‘한류’에 이어 학술 출판 분야의 한류를 여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영문판은 세계적 명성을 지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국내외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영문판은 총 7권을 발간할 계획으로 뉴욕주립대출판사에서 1권(풍수)이 이미 출판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출판사에서 2023년까지 5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석 석좌교수는 축사 영상을 통해 “유럽 외에도 훌륭한 과학적 전통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총서”라며 “서양의 과학 문명을 한국에서 얼마나 창의적으로 소화했는지, 또한 과학과 의학의 역사가 얼마나 독창적인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는 향후 새로운 주제 발굴과 추가적인 총서 발간을 계획하고 있으며 영문판 및 해외 판권 계약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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