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경제협회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과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온라인과 동시로 한일 경제인 회의를 열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경제연계 확대 △상호교류 증진 등에 노력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번 경제인 회의는 양 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양국 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남달랐다. 새 정부가 미국과 동맹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한·미·일 3국의 공조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969년 시작된 한일 경제인 회의는 정치적 갈등이나 경제위기, 자연재해 등 여러 어려움에도 교류 등불을 지킨다는 신념으로 매년 거르지 않고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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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제인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제 제재 등으로 세계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고, 이럴 때일수록 양국 협력과 연계가 위기 극복에 힘이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일경제협회 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과거사를 둘러싼 복잡한 현안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해법을 찾고 한·일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사회 과제 해결과 미래 번영을 위해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공존·공영을 위해 지금 바로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한일 양국 경제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협력부터 하자”고 덧붙였다.
일본 측 회장을 맡고 있는 사사키 미키오 전 미쓰비시 회장은 “한·일관계 개선 기미가 보이면서 양국 경제인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기대를 표한다”며 “협회 활동의 3대 기둥인 경제·인재·문화 교류 사업을 지속하고 청소년·지역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경제연계의 새로운 장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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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래지향적 한·일 경제협력 방향으로 △통상협력 체제를 통한 다자이슈 대응 △핵심품목 공급망 안정화 협력 △기후변화에 대응한 그린에너지 분야 협력 등을 제시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오카 모토유키 스미토모상사 특별고문은 조선 시대 200년가량 동안 이어진 ‘조선통신사’와 양국 파트너십을 언급하며 “세계는 크게 변하고 있고 양국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 사회에서 발휘할 역할과 책임이 있다”며 “시대와 사회 변화에 맞춰 업그레이드된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면 세계 공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겸 ㈜LS 의장은 최근 급속하게 위축된 통상 환경에 주목하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구조를 공통적으로 보유한 양국이 더욱 굳게 손을 잡을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수십년 통계 보면 우호적 한·일 관계가 양국 경제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기업인의 자유로운 이동 재개 △수소를 비롯한 미래지향적 산업 협력 확대 △한·일 민관 협의체 구성 등으로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열렸으며 한국 측에선 김윤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등 163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이와타 가즈치카 경제산업대신정무관,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오카 모토유끼 부회장 등 116명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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