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일자리' 無노조 자신하던 아마존…7년만에 노조 설립 목소리↑

美아마존 노사, 5800명에 노조 설립 투표권 부여 합의
이사회 승인만 남아…내년 1월께 투표 실시할 듯
2014년 이후 투표 처음…"새로운 도전에 직면"
  • 등록 2020-12-24 오후 5:16:49

    수정 2020-12-24 오후 5:16:49

(사진=AFP)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IT공룡으로 성장한 아마존이 7년 만에 미 앨라배마주 물류센터에서 노조 설립 투표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 내 어느 물류센터에서도 노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만약 앨라배마주에서 노조가 설립될 경우 미 전역의 물류센터로 확산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마존과 미 앨라배마주 아마존 물류센터 노동자 연합은 정규직과 계절성 노동자 등 직원 5800여 명에게 노조 설립 여부에 대한 투표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 등 노사 간 합의를 마무리했다. 이사회의 최종 승인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CNBC는 아마존 이사회가 내년 1월 초중순께 결정을 내리고 1월 말 노조 설립에 대한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많은 직원을 둔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수혜를 입은 기업이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난 덕분에 올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급증했다. 이에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매일 직원 1400명을 추가 고용하는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로 한 번 더 도약했다.

아마존은 그동안 노조 설립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지난 2014년 델라웨어주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수십 명의 기술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노조 설립 투표를 진행한 적이 있지만, 투표 결과 노조 설립은 무산됐고 이후 아마존은 노조 설립 투표를 실시한 적이 없다.

당시 아마존 대변인은 “우리는 투표에 참여한 직원들이 모든 직원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 직원들은 아마존이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최고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다”며 “직원들은 급여·복지·근무 환경에 대해 다른 회사와 비교해 보길 권장한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직원 수가 늘어난데다 대규모 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 시위 등의 영향으로 노동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0월 아마존 전·현직 노동자들은 근무 조건에 항의하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또 프라임 데이를 앞두고선 소비자에게 아마존 보이콧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NYT는 “‘친(親) 노동자’ 성향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영향도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선 앨라배마주 물류센터에서 노조가 설립될 경우 미 전역에 위치한 다른 물류센터에서도 노조 설립 움직임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칫 경영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지난 5월 아마존 프랑스 법인 노조는 코로나19 보건 대책과 관련해 회사와 대립하다가 5주 동안 파업한 바 있다. 이후 3주간 점차 정상화하기로 합의하면서 물류센터 운영을 재개했다. 로이터통신은 “아마존이 지난 5월 프랑스 법인 노조와 갈등을 겪으며 힘이 강한 노조를 피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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