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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와 롭 카피토 회장은 이날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환경에 맞춰 회사 전체 사업을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변화 일환으로 약 3%의 직원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특정 사업 부문이나 팀에 초점을 맞춰 구조조정을 하진 않을 계획이다. 감원 규모는 총 2만여명의 직원 중 600명 정도로 WSJ은 추정했다. 블랙록은 2022년에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운용 자산이 감소하자 일자리를 줄인 바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치도 감원을 추진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위치가 전체 직원의 35%, 약 500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위치는 작년에도 아마존의 대규모 감원 조치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400여명을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비용 증가 및 지지부진한 광고사업 등 적자 우려가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엔 한국도 관련이 있다. 앞서 댄 클랜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망사용료가 너무 비싸다며 내달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외국어 학습 업체 듀오링고도 지난해 말 콘텐츠 제작 및 번역을 AI에 맡길 예정이라고 발표하며 이번 달 10% 인력 감축 계획을 확인했다. 지난 3일엔 프린터 생산업체 제록스가 전체 직원의 15%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2년 말 기준 전체 직원수는 2만 500명으로 약 3075명이 올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의미다.
지난해 다섯 차례에 걸쳐 정리해고를 감행한 인텔 역시 올해 추가 감원을 시사했고,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는 지난달 실적발표 자리에서 매출 둔화 전망에 따라 향후 3년 간 2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엔 구글, 메타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기술, 미디어, 금융, 소매 산업 전반에 걸쳐 수많은 기업이 인력을 감축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 구인 플랫폼 레주메빌더가 직원 10명 이상을 둔 기업 경영진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8%가 올해 해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절반 가량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제시했다”며 “올해 전망도 암울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글래스도어의 애런 테라자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많은 기업들이 2023년 초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인력 감축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대량 해고로 직원 만족도와 참여도가 떨어지고 중간 관리자에 대한 압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2024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