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건들락 "돈 풀어 일으킨 경제 성장은 환상에 불과"

본지, '채권왕' 건들락 화상 대담 단독 참석
"미 경기 반등, 연준이 유동성 푼 결과일뿐"
"금리 너무 떨어져 있다"…증시 조정 시사
  • 등록 2021-09-16 오후 5:11:40

    수정 2021-09-16 오후 8:38:50

‘신(新)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사진=더블라인 캐피털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돈을 풀어서 일어난 경제 성장은 환상에 불과합니다.”

미국 뉴욕 월가의 ‘신(新)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오후(현지시간) 자사의 토털리턴 펀드 투자자 대상 화상 대담에서 “미국의 경기 반등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유동성 지원 기구를 운용해 (미국 달러화를 완화적으로) 지출한 결과일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건들락은 1971년 핌코를 창업해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로 키워낸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 이후 그 지위를 물려받은 월가의 억만장자 거물 투자자다. 이데일리는 한국 매체 중 유일하게 이번 대담에 초청 받았다.

건들락은 “미국은 1960년대 이후 가장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규모 부양책을 반복적으로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인플레이션의 폐해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만 해도 임대료 폭등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재정·통화 확대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한국 등 여러 나라들도 이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건들락은 또 뉴욕 증시가 조정 받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실질금리는 나타내는)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가 너무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근래 TIPS 금리는 -1% 이하로 내려와 있다. 월가 내에는 뉴욕 증시 폭등의 기저에 역대 최저 실질금리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는 이어 “얼마 전 유럽 주식을 처음 매수했다”고 말했다. 유럽 비중 확대를 추천하는 모건스탠리 등 일부 월가 기관들의 조언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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